“부모님 대신 선배가 챙겨주는 밥상, 더 맛있어요!”
“부모님 대신 선배가 챙겨주는 밥상, 더 맛있어요!”
  • 김보라
  • 승인 2014.03.31 09:43
  • 호수 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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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남초, 학부모 대신 고학년에 저학년 급식봉사 맡겨
오후 12시 30분 제철남초등학교 1학년 2반 교실.

1학년 교실에 나타난 6학년 선배들은 점심시간임을 알리는 학교종이 울리자 더욱 손길이 바빠졌다.

빨간 머리수건과 앞치마를 두른 6학년 선배들은 야무지게 동생들의 식판에 반찬을 덜어주며 알뜰살뜰하게 동생들을 챙기고 있었다. 

제철남초등학교는 별도의 급식실이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이로 인해 저학년 아이들의 배식 담당이 매일 필요했고,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당번을 정해 날마다 학교에 와서 급식봉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학부모 급식봉사는 맞벌이 부모들에게 참여가 쉽지 않은 일, 더욱이 학부모들이 학교 오는 것에 부담을 갖기도 해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학교 측은 고학년 선배들에게 임무를 이임(?)했고, 이같은 묘안은 학부모와 선후배, 선생님 등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뒀다.

이날 급식봉사를 담당했던 6학년 2반 주하늘, 표가은 학생은 “애들이 귀엽고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향순 1학년 2반 담임선생님은“멋있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반 아이들도 ‘어서 자라서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곤 한다”고 말했다.

급식봉사에 참여한 선배는 해당 봉사 시간만큼 생활기록부에 봉사시간을 인증받는다. 배식 뿐 아니라 선후배가 한 자리에서 함께 식사하고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흘리지 않고 먹는지 식습관까지 세심하게 관찰한다. 뒷정리도 물론.

오성균 교장선생님은 “말로만 봉사가 아니라, 생활속에서 아이들이 진심을 담아 할 수 있는 봉사를 함으로써 얻는 교육적인 효과에 우리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