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따로 따로 … 통합 20주년의 ‘그늘’
여전히 따로 따로 … 통합 20주년의 ‘그늘’
  • 이성훈
  • 승인 2014.06.23 09:19
  • 호수 5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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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복 당선인, 정서적 이질감 극복 ‘과제’
정현복 당선인의 민선 6기 시장 취임이 이제 일주일 남았다. 이번 주 민선 6기 비전을 발표하면 정 당선인의 시정 운영 방침의 윤곽이 드러난다.

시장에 취임하면 당장 공직사회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부터 공약 검토, 진행중인 사업 검토 등으로 숨 가쁘게 달려가야 한다.

정 당선인이 놓치지 말고 임기 내내 풀어야할 과제가 15만 시민의 정서적인 통합이다. 내년 2015년이면 광양시가 통합 2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다. 통합 광양시 20년 역사 속에 15만 시민은 진정으로 통합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광양은 시간이 갈수록 외지인 수가 늘고 있다. 외지인들이 가장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은‘소외감’이다. 광양 출신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야만 진정한 광양 사람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로서는 ‘외지인’이라는 말이 낯설고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중마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외지 인구가 얼마인데 아직도‘외지인’출신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거래를 하다보면 외지인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 정말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는 공무원 사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인사철만 되면 외지 출신 공무원들은 철저히 소외받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지역 사람들끼리 서로 연줄을 이어놓고 있어 외지인들이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벽이 높다”며 “모든 인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외지 출신 공무원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똑같이 광양에서 태어났지만 광양읍, 진월ㆍ진상, 중마동 등을 구분하는 지역 정서를 지켜보면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특히 선거철만 되면 어느 출신, 어느 학교인지 따지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다”며“이렇게 출신으로 따진다면 어떻게 지역 발전을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광양시는 그동안 말로만 통합시지, 지역마다 따로 생활했다. 광양은 크게 읍권, 중마권, 동부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렇다 보니 읍권은 순천과 같은 생활권으로, 중마권과 따로 나뉘어져 있다.

따로 생활하다보니 각종 인프라 구축도 배나 들고 있다. 읍에 복지시설을 지으면 중마권에도 지어야 한다.

중마권에 도로를 개설하면 읍에도 똑같이 해야 한다. 축제 내용과는 상관없이 읍면동에 하나씩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야 형평성에 맞고 평등한 분배라는 논리다.

다른 동네에 길을 내줬으니 우리 동네도 해야 한다는 인식,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중복투자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폐단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주민참여예산제가 필요한 것이다. 통합 광양시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도심이 분리되면서 시민들 사이에도 지리적, 정서적 이질감이 그만큼 쌓인 것이다.

정 당선인으로서는 도시를 하나로 모으고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문화ㆍ경제 인프라 구상에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통합계획 공약에 주목하는 이유
 
정 당선인은 후보 때 남해고속도로 선형 직선화를 통한 도심통합계획을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남해고속도로를 북쪽으로 이전해 직선화하고 아래 지역을 단계별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정 당선인은 “남해고속도로가 광양시내 중심부를 통과하고 있는데다 급속한 변화에 따른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도심이 단절됐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고속도로를 북쪽으로 이전해 직선화하고, 아래 지역을 단계별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광양입구에서 옥곡 원월리 구간을 직선화하는 국가사업을 반영하고, 고속도로 아래 구간인 봉강, 광양, 성황, 옥곡 도심 연결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된다면 도시개발 가능 구간이 늘어나고 인근 지역 개발에 따른 지리적, 정서적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당선인은 “도심 연담계획 수립을 통해, 다핵화된 도심 연결, 분산된 택지개발의 연계, 정수장 통합 및 이설, 공원의 공동사용 등이 가능해 효율적인 행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시는 최근 전남체전에서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09년 첫 우승 이후 최근 6년간 무려 네 차례나 석권한 것이다. 광양시의 체육 인프라 구축과 체육회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15만 시민이 단결한 결과다. 

이런 단결력을 도시 발전에 쏟아 붓는 다면  광양시 경쟁력은 그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정현복 당선인은 이제 출신 지역을 과감히 타파하고, 예산 낭비하는 중복투자는 어떤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결단력을 가져야 한다.

정 당선인은 이런 과감한 개혁을 바탕으로 광양시를 큰 틀로 구상, 15만 시민의 정서적인 통합도 이뤄지도록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