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내빈소개, 이제는 그만 …
지루한 내빈소개, 이제는 그만 …
  • 김양환
  • 승인 2014.09.11 09:14
  • 호수 5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달 26일 열린 제20회 광양시민의 날 행사추진위원회에서 의미 있는 토론이 있었다. 이날 회의는 행사 추진 계획을 추진위원들에게 설명하고 행사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였다. 행사의 개요와 중점 논의사항을 추진부서인 문화홍보실장이 설명하고 위원들이 일부 수정해 의결했다.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대회장인 시장이 마무리 발언을 할 시점에 문화홍보실장이 내빈소개의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추진위원회가 내빈소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부터 회의는 난산 토론으로 이어져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문화홍보실장은 내빈소개를 어느 선까지 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힘들고,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매년 서운하다고 하는 내빈의 호통을 들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행사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의견이 분분한 토론이 이어지자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휘석 문화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위원들의 의견을 한사람씩 물었다.

상당수의 위원들은 외빈소개만 하고 내빈소개를 없애자는 의견이었지만, 일부 위원들은 내빈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며 내빈소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또 절충안으로 영상화면으로 소개하거나 일괄 소개하자는 안도 나왔다.

서경식 의장의 의견은 주민의 대표인 의원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결국 토론은 오랜 시간 동안 했지만 추진위원회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실무위원회를 거쳐 다시 논의하자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필자는 체육회상임부회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내빈소개를 없애자는 의견을 내고 실무위원회로 결정을 넘기는 것보다 추진위원회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에서 결정하자는 이유는 추진위원들이 소개를 받아야할 주요내빈인 의장, 문화원장, 경찰서장, 교육장, 소방서장, 상공회의소회장 등이기 때문에 스스로 대접을 포기하면 된다는 취지였다. 내빈소개는 우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 모두가 풀어야할 숙제이다.

최근 경남 양산시는 각종 행사에서 내빈 소개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하는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형식적인 의전에서 벗어나 행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내빈소개 간소화 방안’을 보면 각종 행사에서 개별적 위주의 소개방식을 탈피해 일괄적으로 소개하거나 전광판을 이용해 소개하는 방법으로 바꿔, 시와 읍면동 주관 행사뿐 아니라 시 관련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내빈소개에 대한 문제점 때문에 양산시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들이 내빈소개를 없애는 행사를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선언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모든 행사가 내빈을 위한 행사인지 시민을 위한 행사인지를 우선 따져본다면 지루하게 이어지는 내빈소개는 없애는 것이 당연하다.

오는 10월 8일은 제10회 광양시민의 날 이다. 시민의 날은 옥내와 옥외 행사를 번갈아 가면서 치른다.
올해는 옥외 행사를 치르는 해로 많은 시민이 행사장에 모일 것이다. 민선 6기 출범 후 처음 실시하는 시민의 날로 정현복 시장으로서는 취임 후 가장 큰 행사다. 이번 행사가 앞으로 행사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번 시민의 날에 내빈소개를 없애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행사에서 내빈소개를 안 해도 된다.
정현복 시장 취임 후 행정이 많이 달리지고 있다고 들 말 한다. 읍면동 대화에서도 적극적인 답변으로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누구도 그대로 못한 행사의 문제점을 바꿔서 내빈이 주가 아닌 시민을 위한 행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