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시대, 생태관광에서 길을 찾다<1>
웰빙시대, 생태관광에서 길을 찾다<1>
  • 도지은
  • 승인 2014.11.17 10:19
  • 호수 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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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사업으로 경쟁력 키우는 무등산‘평촌마을’

잘살아보겠다는 주민들 열정 … 국립공원‘명품마을’로 지정

이제 100세를 바라보는 건강시대에 도래했다. 백세시대에 맞춰‘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현대인들의 목표다. 관광 역시 단순히 보는 것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고 체험함으로써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에도 도움이 되는 관광을 찾는 것이 최근 관광의 트렌드다.

우리나라는 특히 전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전국 유명한 산 주변에는‘에코생태’형식으로 휴양림에서 시작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광양 역시 백운산 자락을 중심으로 휴양림이 조성돼 있으며 옥룡 도선국사마을을 비롯해 백운산 주변 마을에는 체험 마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명품마을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현장연수’를 실시, 전국 지역 일간지ㆍ주간지 기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생태 마을 조성이 지역 관광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광주 평촌마을, 주민들 스스로 국립공원 편입 요청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는‘명품마을’이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국립공원 명품마을 조성사업은 주민들이 국립공원의 우수한 자연생태를 온전히 활용해서 경제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공원관리 정책이다. 국립공원 지정 명품마을은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 자체를 이용해 지역경제와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명품 마을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전국 곳곳 국립공원에 있는 마을 중에서 지정한다. 현재 6개의 국립공원에서 10개 마을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무등산’에는‘평촌마을’이라는 명품마을이 있다. 무등산은 지난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500여만명이 이곳을 방문, 등산객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무등산 자락 아래 해발 150m에 자리 잡고 있는‘평촌마을’은 국립공원 제10호 명품마을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충효동에 있는 평촌마을은 현재 44가구에 113명이 살고 있다. 동림마을, 담안마을, 우성마을, 닭뫼마을 4곳을 합해 평촌마을로 불린다. 평촌마을의 특산물로는 친환경쌀, 포도, 무등산수박, 단감, 옥수수 등이다.

반딧불이 서식지인 증암천을 비롯해 광주충효동요지(사적 제141호), 분청사기, 정월대보름행사, 담양 느티나무ㆍ팽나무 등이 유명하다.

주변 명소로는 광주호 호수생태원, 분청사기전시관, 소쇄원, 식영정, 한국가사문학관, 충효동왕버들군 등이 있다. 2005년 광주광역시 지정 장수마을 제1호로 선정될 정도로 장수 어르신이 많이 살고 있다.

평촌마을 정태영 통장은“국립공원 지정을 꺼려하는 다른 마을들과는 달리 우리는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국립공원 지정 과정에서 명품마을로 함께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 보존에 노력하며 자연 속에서 살겠다는 주민들의 의식이 지금의 생태관광명품마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 통장은“마을 주민 모두가 회계를 담당해 투명한 수익분배와 마을환경정비와 같은 협동심을 발휘하며 단단한 명품마을을 형성시킨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고대 분청사기의 혼이 실린 마을

무심코 지나칠 법도한 평촌마을 앞 뻥 뚫린 도로는 평촌휴게공간과 무돌길 쉼터가 마련돼 여행객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무돌길 쉼터에는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반찬과 마을 주민이 직접 키운 백숙과 정갈한 한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또 직접 짠 들깨기름, 참기름, 반디막걸리 등 마을 특산품을 살 수 있다. 평촌마을의 특산품은 친환경쌀, 포도, 무등산수박, 단감, 옥수수로 수박장아찌와 토란대도 만나볼 수 있다.

평촌마을은 예로부터 분청사기를 만든 남도의 혼이 담긴 지역으로 평촌도예공방이 마련돼 관광객들이 직접 소박하고 자유분방한 문양을 새긴 자신만의 분청사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한 반디민박과 다양한 체험활동은 방문객들에게 즐거움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숙박과 먹거리를 사계절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하고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자연, 문화, 역사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마을 지정 후 소득 증가

평촌마을이 명품마을로 조성된 후 1년 동안 생태관광을 운영한 결과 명품마을 지정 이전보다 주민들의 소득은 10배 이상 늘었다.

숙박과 먹거리의 동일한 가격과 국립공원에 알맞는 다양한 체험활동은 지속한 소득사업으로 연결된 것이다. 정 통장은“주민들은 국립공원 내 개발행위가 소득 증진에 저해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이는 국립공원 보전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촌마을은 특히 명품마을로 지정되기까지 반딧불이 생태 복원과 장수마을 지정 등 수 많은 노력에 앞장섰다. 정 통장은“명품마을로 가꾸기 시작한 원인은 떠나간 주민을 다시 마을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이곳 주민들은 나이가 들어 생을 마감하더라도 마을은 그대로 남아있기를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마을이 아름다운 명품마을로 거듭난 것에 큰 애착을 갖고 자발적인 활동으로 마을의 생기가 가득하다.
 
우리마을 자랑대회‘대상’

정태영 평촌마을 통장.
주민들의 자연을 가꾸는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평촌마을은  지난 4일 열린 광주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시민토론대회 ‘우리 마을 자랑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마을을 지속가능한 마을로 바꾸기 위해 고민했고, 이는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이어졌다.

평촌마을 주민들은 상부상조하던 두레ㆍ정월 대보름 행사 등을 유지하고, 매월 반상회 만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키워나갔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단순한 이익을 위한 사업이 아닌 모두 출자하고 이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꾸려갔다.

마을창고를 개조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무돌길 쉼터는 벌써부터 무등산 둘레길의 명소가 되고 있다. 또한 옛 무등산 분청사기 가마터였던 평촌도예공방 교육, 반디 민박 사업을 통해 마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관광자원화 시키겠다는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다.

정태영 통장은“자연 속에 살아있는 평촌마을에서 사람들이 편안히 휴식하길 바란다”며“찾아오시는 분들은 우리 옛날 시골의 정치를 느끼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