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28> 편지
박옥경의 논술교실<28> 편지
  • 광양뉴스
  • 승인 2015.06.05 21:30
  • 호수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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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지나고 유월이 되니 나무들이 한층 더 진해진 초록의 나뭇잎을 반짝반짝 흔들어대고 있어요. 햇빛에 반사된 잎새들이 눈부시지요. 꽃들도 저마다 다른 색을 연출하면서 초록의 잎새들과 어울리고 있어요.

 오늘은 이런 햇빛, 바람, 물, 돌, 풀, 나무, 꽃 등의 자연에게 편지를 쓰는 공부를 했어요.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쓰냐고 묻는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사람처럼 생각하고 쓰면 쉬워요.  정준수 학생은 나무 하면 고로쇠나무만 생각난대요.

  광양을 대표하는 나무이고 고로쇠물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해요. 고로쇠물을 받을 때 나무가 아플 거라고 생각한 것은 나무를 사람처럼 보았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자연이나 생명이 없는 무생물에게 사람처럼 말을 붙이고 감정을 나누면 엄청나게 재미있는 글이 나온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책상, 의자, 칠판, 연필, 지우개, 필통에게도 편지를 써보세요. 생각지도 못하게 재미있는 글이 될 수 있어요.


     <편지>

 

     고로쇠나무에게

     광양중진초등학교 3-2 정준수

     고로쇠나무야, 안녕?
나는 광양시 중마동에 사는 정준수라고 해. 우리 광양 백운산에는 고로쇠나무가 많고 고로쇠물이 유명해. 너도 알지? 나는 너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물을 마셔본 적은 있어. 맛이 달콤하고 시원했어.
고로쇠물은 신경통과 뼈에 좋다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2월 말에서 3월말쯤 많이 생산 되어서 고로쇠 축제도 해. 나무에서 물을 받는 것을 TV에서 봤어. 너에게 전기톱으로 상처를 낼 때 많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즘은 구멍을 뚫어 호스를 꽂고 물을 받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렇게 상처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그래도 나는 네가 아플 것 같아. 그렇게 아프면서도 우리 몸에 좋은 물을 주니 참 고마워.
그래서 너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쓰는 거야. 또 너는 돈을 벌게 해주는 나무야. 그리고 산소도 만들어 주지. 우리 학교 화장실에는‘나무 한 그루는 두 친구가 평생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만듭니다.’ 라고 써있어. 화장지를 아껴 쓰고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야. 나도 화장지를 더 아껴 쓸게.
고로쇠나무야, 건강에 좋은 물도 주고 돈도 벌게 하고 산소까지 주어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도 튼튼하게 잘 자라서 광양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렴.
그럼 안녕.
2015년 6월 3일 너를 고마워하는 준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