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이 보고 싶다
여성대통령이 보고 싶다
  • 광양뉴스
  • 승인 2015.07.17 22:36
  • 호수 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미국대통령은 호화로운 휴가와 국가중대사를 우선하지 않고 골프를 쳤다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국회답변에 의하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언제 어디 계시든 24시간 국정을 챙기신다고 했다. 그저 쉴 틈 없이 일하는 대통령이 안쓰러울 뿐이다.

대통령이 수행원 몇 명만 데리고 낚시나 등산, 골프 아니면 게이트볼이라도 쳤다는 뉴스를 듣고 싶다. 더군다나 쉬지도 못하고 일만하는데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스트레스가 오죽하겠는가. 때문에 공식석상에서 정제되지 못한 언어도 역대 남성대통령들 뺨칠 정도다. 일자리창출과 투자 가로막는 규제를 단두대에 올려 처리 할 것, 쓸대 없는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암 덩어리, 진돗개는 한번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어져 나갈 때 까지 안 놓는다는 등. 인자하고 덕스럽고 자애로운 여성지도자상을 찾을 수가 없다.

국회법 재의(헌법 제53조 3항)도 당연히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권한을 행사하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어 한바탕 태풍이 몰아치고 여당의원들이 투표로 선출한 집권당 원내총무를 쫓아내고서야 잠잠해졌다.

삼권분립이 엄연한데 5개 중견국가협의체(믹타·MIKTA)국회의장들을 접견하는 자리에 다른 외국 손님은 부르고 정작 주최자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초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 의장은 취임 초 청와대로부터 대통령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를 받고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메리스 때문에 새누리당이 당청회의를 하자고해도 지금이 한가하게 회의나 할 때가 아니라고 하면서 광주 U대회개막식에서 조차 바빠서 당대표와 악수마저 하지 않자 당 대표는‘우리는 쳐 보지도 않네’ 라는 볼멘소리가 메스컴을 타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청와대 앞에서 한번 뵙자고 해도, 국회 방문 때도 유가족에게 눈길한번 주라고 해도 너무 바빠서 그냥 지나치셨다.

대통령이 직접 추천한 국무총리후보자 세분은 망신만 당하고, 한분은 63일 만에 낙마하고, 국회의장, 당대표, 원내총무, 서울시장까지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은 사람만 등장했으니 쉬지 않고 일하는 대통령입장에서 보면 이정도면 많이 참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중부이북지방이 최악의 가뭄으로 백성들이 기우제까지 지낸 것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비가 왔고 비오는 다음날 대통령이 강화도를 방문했다. 농사꾼은 대통령이 오시니까 어제 비가 와서 반가워했다는 뉴스다. 역병이 온 나라를 휩쓸어 수십 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운명을 달리 하고,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입히기도 했다.

사스 때는 사전대처를 철저히 해서 단한사람의 생명도 잃지 않았다는 여론에 사스는 메리스와 다르다는 이야기뿐이다. 공학도인 대통령이 메리스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다만, 졸개들의 초동대처 미흡으로 죄 없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게 하는 우를 범했을 뿐이다.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9.11테러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현장에서 메가폰을 잡은 후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똑 같은 날 2015년 6월 25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 청년의 총에 희생당한 9명의 흑인장례식장에서‘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러 재임 중 최고의 순간이란 찬사를 받으면서 레임덕을 걱정하던 오바마는 50%가 넘는 지지율로 국정탄력을 받은 반면, 박대통령은 재의 요구를 하는 과정에서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함으로써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퍼센트는 몇%일까? 나는 감히 50%를 말하고 싶다. 90%는 독재요, 30%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없는 수치다. 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통치를 할 수밖에 없고 국민은 피곤하다. 어째든 연초 국회에서 대통령이 장관들 대면보고가 너무 없다는 지적에 꼭 그렇게 만나고 싶으냐고 장관들에게 되물어 한바탕 웃음을 선물했다는 화면도 있었다. 귀는 분명 많은 말을 들으라고 있고, 입은 나를 이해시키기위한 말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쓸대 없는 수고를 한다는 지적까지 받을 정도로 내편 네 편 가리지 않고 만나 뜻과 입장을 설명한다고 한다. 박대통령도 여당은 물론 야당 삼부요인까지 너무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혼자 일을 하려고 지시만 하지 말고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

유승민 전원내대표가 헌법 제1조 1항을 상기했다면 나는 헌법 제1조 2항“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선후보 때 여러 차례 안거낙업(安居樂業)을 언급하며 국민이 편안히 살고 즐겁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선공약 1호는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은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대통령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다. 독한 언어와 표독스런 표정보다 섬세하고 자애로운 여성대통령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