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에게 들어본 예술고 유치 과정>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 도시 사전 점검이 큰 도움 됐다”
<심사위원에게 들어본 예술고 유치 과정>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 도시 사전 점검이 큰 도움 됐다”
  • 이성훈
  • 승인 2015.11.13 20:11
  • 호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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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이었던 이재학 행복교육시민모임 대표“15만 시민 열정이 큰 힘됐다”
이재학 행복교육시민모임 대표

광양시가 예술고를 유치한 지 1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예술고 유치에 따른 앞으로 전망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특히 도립미술관 유치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시가 예술고를 유치함으로써 문화인프라 구축에 더욱더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에 들어설 예술고는 일단‘창의예술고등학교’라는 가칭으로 사용된다. 예술고 선정 당시 지역 선정 위원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재학 행복교육시민모임 대표를 만나 예술고를 유치하기 까지 긴박했던 상황, 당시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재학 대표는 광양시가 유치에 성공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철저한 준비가 밑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여수, 순천, 광양에서는 각 3명씩 심사위원이 선정됐는데 광양시는 신태욱 부시장과 정회기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 그리고 이재학 대표 3명이 선정됐다.

이 대표는“이병철 경제복지국장님, 윤영학 과장님을 비롯해 광양시의 철저한 준비와 심사위원들이 혼연일치된 자세로 철저히 분석하고 준비했다”며“여수, 순천 대상지를 수차례 사전 점검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분석한 것이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예술고 심사 항목은 필요성 및 의지(40점), 설립지원(40점), 예술교육발전 협력(20점) 등 총 100점 만점이었다.

심사 기준은 △지역의 교육예술 교육 환경 정도 △부지 적정성 △예술교육 발전 확장 의지 △건축비 및 시설비 지원 계획 정도 △지역 특성을 살리는 예술교육 지원 계획 수립 여부 등 총 8가지로 항목에 따라 5점, 10점, 20점이 배점됐다. 점수 환산 방법은 배점의 1순위 100%, 2순위 80%, 3순위 60%가 부여됐다. 

학교 예정 부지를 살펴보면 여수는 제3청사인 돌산청사를, 순천은 옛 승평중학교 부지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광양시는 커뮤니티센터다. 여수 돌산청사의 경우 정화구역 내에 상대적 금지시설인 모텔 등이 10여개 업소가 있었는데 이는 상대적 금지시설로 정화위원회 심의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는 정화구역내에 절대적 금지시설인 축산폐수배출시설(축사)이 있고, 인근 300m 이내에 송전탑도 1개소 있는 곳이다.

이재학 대표는“여수, 순천에 비해 광양 커뮤니티센터는 금지행위 및 시설에 해당하는 업소가 없고 인근 300m 이내에 위험요소가 없는 것이 장점으로 비춰졌다”고 설명했다.

건물 무상 이용 부문을 살펴보면 여수와 광양은‘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제24조에 따라 시장이 무상으로 사용 허가한 경우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순천시는 도교육청 재산인 옛 승평중학교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지와 시설 사용상 문제는 없었다.

지난 3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열린 선정 위원회에서 광양시 심사위원들은 여수, 순천시를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내며 적잖이 당황시켰다고 한다. 이 대표는“우리는 여수, 순천 대상지를 사전에 점검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살펴봤기 때문에 다양하게 질문을 쏟아내며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수, 순천에서는 광양 예정부지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우리는 설명회를 마친 다음 질의응답 시간에서 상대편으로부터 특별하게 당황할 만한 질문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여수, 순천에서 커뮤니티센터를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는 등 면밀한 준비를 했었다면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 질의응답 시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예술고 심사는 3개시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광양시의 승리로 끝났다. 이 대표는“광양은 차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자는 정신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무엇보다 시민들의 열정과 관심이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그는“도립미술관 유치에 자신감을 가진 광양시가 저력을 바탕으로 예술고도 유치한 것으로 보인다”며“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예술고가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ㆍ예술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앞으로 도립미술관과 예술고를 바탕으로 문화인프라 구축돼 광양시가 이제는 철강항만도시와 함께 문화 도시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광양시는 도교육청에 커뮤니티센터를 무상제공할 방침이다. 학교 운영비로 매년 10억원씩 향후 10년간 100억원을 지원하고, 글로벌 예술인 양성을 위해 외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연간 20명 이내에서 백운장학금을 1인당 연간 1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8년 개교 예정인 예술고는 음악과 2학급 40명, 미술과 1학급 20명 등 1학년 정원이 60명으로 전교생 180명 규모이며, 자율학교로 지정돼 전국단위에서 신입생을 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