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신뢰도 쌓는 것 우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동체 구성할 것”
<특별인터뷰> “신뢰도 쌓는 것 우선,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동체 구성할 것”
  • 이성훈
  • 승인 2016.01.29 22:10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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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보건대학교 총장 선출된 이성웅 전 시장

 지난달 말 광양보건대학교 차기 총장으로 선출된 이성웅 전 시장. 시장에서 퇴임한 후 야인으로 활동했던 이 전 시장이 보건대 총장에 선출되면서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성웅 전 시장은  신원조회 등 임용절차를 거쳐 오는 27일부터 임기 3년의 총장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서천변 입구에 있는 이 전 시장의 사무실인 광양만권전략산업연구소에서 점심시간까지 포함해 약 두 시간 가량 진행했다.

시장 퇴임 1년 6개월 “교육 집중 투자한 것 큰 보람”

이 전 시장은“내가 총장을 맡은 것이 잘됐다고 생각하는가?” 하고 살며시 웃으며 기자에게 넌지시 물었다. 이성웅 전 시장이 12년간 몸담아왔던 시청을 떠난 지도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퇴임 후 종종 행사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지만 이 전 시장은 비교적 조용히 살고 있다. 그는 “열심히 운동도 하고 시민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마음 편히 지내고 있다”며 “시민으로 돌아가 그라운드골프도 치고 걷기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현복 현 시장에 대한 평가도 후하다. 이 전 시장은“정현복 시장님께서 워낙 열정적으로 활동하시고 시민들에게도 따뜻이 대해주고 계셔서 든든하고 감사하다”며“시장님이 앞으로 광양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발휘하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12년 재임 기간 동안 교육ㆍ문화 인프라 구축에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았다.  지난해 도립미술관 유치, 예술고 유치 등 우리지역에 겹경사가 일어난 배경에는 이 전 시장의 남다른 노력이 깃들여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백운장학회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환경개선조례를 통해 교육에 집중 투자한 결과, 이제는 광양이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수준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이 전 시장은 교육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광양이 앞으로 살아남아야 할 길이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유치한 도립미술관과 예술고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정 시장님과 공무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끝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도립미술관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박물관 등과 연계해 문화 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광양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들이 대부분 순천대에 있고 광주 박물관에는 국보 제103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이 있다”면서“우리 지역 귀중한 문화유산이 외부에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도립미술관을 건립하면 박물관도 지어서 우리 유산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미술관과 박물관을 통해 우리지역 문화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의원 출마 … 허허! 안하길 잘했지?”

이성웅 전 시장의 사무실은 서천변 입구에 있다. 현재 광양만권전략산업연구소 이사장을 맡으며 여전히 항만ㆍ철강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사무실을 차린 후부터 이 전 시장은 오는 4월, 20대 총선에 출마한다는 소문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전 그 소문은 구체적으로 사실화되기 시작했다. 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출마는 사실일까? 이에 대해 그는 솔직하고 진솔하게 답변했다.

이 전 시장이 새누리당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 전 시장은 “새누리당으로부터 출마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고심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요구에 무조건 응할 수는 없었다. 시장을 3선이나 했는데 출마한다는 것은 자칫 정치적인 욕심을 부린다는 오해를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7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도 조금은 부담이 됐다. 이 전 시장은 출마 명분을 쌓기 위해 새누리당 측에 퇴임 후 연구했었던 제철ㆍ항만 발전방안 등 우리지역의 발전 방안에 대한 5가지 현안에 대해 받아들이면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자신의 출마설에 대해 여론을 살펴보고 지인들에게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여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무리 제안한 정책이 좋은 들 여전히 호남은 야당이 중심인데 당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은“순천이 새누리당이 깃발을 꽂았지만 여당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에서 당선된다는 확신이 없었다”며 “여러 가지 정치적 파장,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고사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건대 총장 선출의 경우에도 보건대 교수들로부터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출마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심사숙고한 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5명 후보 중 3명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대학 발전 방안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 전 시장은“50분 정도 인터뷰를 한 것 같다”며“총장에 선출된 후 저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는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고 살며시 웃었다.

그는“지금 되돌아보면 총선 출마를 포기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평생 교육에 몸담은 학자로서 이제는 시정 경험을 토대로 보건대 발전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어서 다닌다. 이 전 시장은“30분 정도 걸으면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하루하루 즐겁고 보람 있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거리나 가게에서 시민들이 보건대 총장 선출에 축하인사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보건대,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실현이 우선”

이 전 시장은 요즘 보건대학교 발전 방안에 대해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 보건대가 구성원이나 학생들의 실력 등에서는 훌륭하지만 정상화되기 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이를 위해 이 전 시장은 우선 15만 시민들로부터 먼저 신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전 시장은“취임하면 신뢰성을 구축하는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보건대가 광양에 있는 대학교지만 그동안 지역에 녹아들어 공동체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4월 이홍하 설립자가 교비 횡령 등 혐의로 징역 9년과 벌금 90억원을 선고받은 보건대에 관선이사 7명을 파견했다. 수년 동안 보건대 정상화를 외치며 투쟁하던 학생들과 교수들은 결국 시민들에게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광양시를 비롯한 지역 기관, 사회단체에서 보건대 정상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여전히 보건대는‘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이라는 공동체 실현에 조금 비껴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성웅 전 시장은“대학교가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지역에서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한평생 교육계에 몸담고 시장을 역임해본 결과 대학이 지역과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 본다”고 역설했다.

보건대는 지난해 평생교육원을 개원했다. 평생교육원에는 직업능력향상 교육 과정, 어학 교육 과정, 문화예술·스포츠·건강 교육 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이 전 시장은 평생교육원을 적극적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평생교육원을 활용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학도 이제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이런 노력을 통해 지역에서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하위권으로 처진 대학 등급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설립자 비리로 큰 홍역을 치른 광양보건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등급인‘E 등급’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올해부터 재정지원사업과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지원 등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보건대가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당장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최소한 C등급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교수ㆍ학생 모두 베스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소통하는 대학,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보건대로 육성하기 위해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보건대의 발전에 대해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도 당부했다. 이 전 시장은“보건대가 지역거점대학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들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면서“앞으로 대학 발전 방안 등에 많은 홍보를 하고 언론인, 시민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겠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