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63> 생활문
박옥경의 논술교실<63> 생활문
  • 광양뉴스
  • 승인 2016.06.10 20:54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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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생활문은 겪은 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는 비교적 형식이 자유롭고 쓰기 편한 글입니다.

그렇지만 문장의 통일성이 없고 읽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잘 쓴 글이라고 할 수 없어요. 즉 생각을 정리 안하고‘이렇게 써도 읽는 사람이 이해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문장을 너무 생략해서 쓴다든지, 너무 길게 쓴다든지,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하면 내용 전달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지요.

박서현 학생은 이사하면서 있었던 일과 생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정리해서 썼어요. 분량이 좀 짧지만 1학년으로서 이만하면 훌륭하죠?

경험한 어떤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이 참 중요해요. ‘이사했다. 그 집은 넓다. 그 다음 쓸 말이 없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안 하면 이렇게 되고 말아요. 항상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길 바래요.

어느새 생각의 창고가 엄청나게 커져 있을 거예요.

 

<생활문>                                            광양중진초등학교 1-1 박서현

 

                                 이사

 

지난 토요일에 우리 가족은 206동에서 213동으로 이사를 했다. 할아버지하고 할머니도 오셨다. 거기는 방이 넓었다. 엄마와 아빠는 큰 방, 나하고 동생은 작은 방을 쓴다. 그리고 막내는 아직 어려서 엄마와 아빠랑 같이 방을 쓴다. 도배를 새로 했는데 벽지가 예뻤다.

내 방 벽지에는 분홍색 하트하고 초록색 하트, 파랑색 하트, 노랑색 하트 무늬가 있었다. 동생 방 벽지에는 여우, 코끼리, 사자 그림이 있었다. 엄마 아빠 방 벽지는 파란 색이고 예쁘고 멋졌다.

엄마 아빠 방은‘사랑 방’이고, 내 방은‘우수생 방’이고, 동생 방은 ‘모범생 방’이라고 엄마가 이름을 지으셨다. 커튼을 아빠가 달아주셨다. 전등도 달아주셨다.

거실 조명을 사러 갔는데 너무 비싸서 못 샀다. ‘거실에 조명이 있으면 더 예쁠 텐데…’ 하고 생각했다.

나는 엄마와 책 정리를 하고나서 아빠와 컴퓨터 받침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동생들과 놀고 있는데 아빠가 206동에서 어떤 아저씨랑 침대를 갖고 오셨다. 아빠와 아저씨가 침대를 맞추셨다. 침대를 다 맞추고 보았더니 206동에서는 동생의 침대가 높았는데 이번에는 내 침대가 더 높았다. 침대에다가 이불도 놓고, 베개도 놓고, 인형도 놓았다. 인형이 기분 좋게 자는 것 같았다. 동생 침대는 멋졌고 내 침대는 예뻤다. 206동에 있을 때는 엄마 아빠 방에 침대가 있었는데 이사하면서 막내가 다칠까봐 버렸다. 그래서 엄마 아빠 방에 침대만큼 큰 이불 두 개를 깔았다.

새 집에서 자니까 예쁜 꿈도 꿀 것 같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집이 넓으니까 동생들을 더 잘 돌봐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