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이 노동자에게 희망의 땅이 됐으면”
“광양항이 노동자에게 희망의 땅이 됐으면”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9.04 09:09
  • 호수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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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선 운수노조 GICT 지부장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개장 10년, 이제 걸음마를 마친 역사에 비해 큰 성장을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 최근 성장이 정체 되며 물동량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년,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 실제 몸담고 동거동락하며 광양항과 함께 해온 근로자 대표를 만나 컨 부두 근로자들의 노동 문제와 희망을 들어봤다.

“투포트정책이 깨지다 보니 광양항은 저속 성장에 머물고, 물량은 답보상태를 헤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운영사들이 흑자를 내지 못하게 되고 이는 결국 근로조건 악화를 불러와 광양항 컨 부두는 이제 더 이상 광양시민(근로자)에게 양질의 직장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양항이 개항하며 10년째 컨 부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형선<사진> 운수노조 GICT 지부장은 “대부분의 광양항 근로자 들은 10년 전 광양의 미래인 광양항 발전을 이끄는 주인공이 되겠다는 큰 꿈을 품고 입사했으나 지금은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이제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형선 지부장은 광양항 노동문제로 먼저 비정규직노동자 양산 문제를 꼽았다. 

처음 출발은 대부분 정규직이었으나 차쯤 시간이 지나며 정규직은 한 두 명의 충원으로 마치고 장비기사, 라이싱 등 대부분의 추가인력을 아웃소싱이나 용역사를 통한 비정규직화 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 결과 현재 광양항의 노동자는 이미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앞서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절반 수준의 임금에 휴게시간, 복지부문의 큰 차이는 물론 배가 들어오면 일을 모두 마칠 때까지 교대 없이 일해야만 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최 지부장은 “정규직들이 평생직장 이라는 안정된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비정규직도 정규직화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나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만 가는 것은 심각한 노동문제”라며 “비정규직의 양산은 전문성이 떨어짐에 따라 광양항의 써비스 질을 떨어뜨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광양항 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장에 뚜렷한 해결책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미 용역사가 따로 있어 이 구조를 바꾸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운영사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운영사 에게만 요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최 지부장은 “한 회사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혼재 근무를 6개월 이상하면 정규직화 하게 돼 있지만 이를 지키는 회사는 전무하다”며 “그러나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싸우기엔 너무 벅찬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모든 업종이 비정규직화 될 염려가 많다. 이런 구조는 광양시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구조다”며 “컨 공단이 전대료를 낮춰주는 대신 고용인력 확대를 전제하고, 광양시와 노동부등이 근로여건을 지도 감독 시정해 나가는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지부장은 또 “최근 허치슨사가 부두를 반납한다는 얘기와 함께 지난해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한다는 염려가 있다”며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처사로 그동안 허치슨을 믿고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까지 마무리 짓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지부장은 “광양항의 무기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최적의 항만조건일뿐 다른 항과 똑같이 해선 결코 물량이 늘지 않을 것이다”며 “관계기관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배후단지에 많은 제조·가공업체를 유치해 물동량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운영사나 컨 공단, 광양시가 조급하게 당장의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물동량을 늘리는 장기적 계획으로 광양항을 활성화시켜 노동자들에게 광양항이 다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