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길을 걷다<12>
연중기획 - 길을 걷다<12>
  • 이성훈
  • 승인 2017.04.14 17:14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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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에서 전해오는‘봄바람’…기지개 활짝 펴고, 나무 냄새 맡아볼까

환경 생태 공간‘옥룡솔밭공원’…사계절 꽃나무가 반겨주는‘건강길’

 

요즘우리 지역 곳곳에 봄꽃이 일제히 피다보니 연중기획 ‘길을 걷다’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다. 한꺼번에 꽃이 피고 지는 까닭에 다양한 장소를 지면에 모두 싣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벚꽃이 그렇다. 우리지역 벚꽃 명소로는 지난주에 소개한 광양읍 서천변 벚꽃길과 금호동 백운대, 그리고 진월 망덕포구 벚꽃거리 등이 있는데 한꺼번에 싣지 못하다 보니 나머지 두 곳은 벚꽃이 져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꽃은 피고 지지만 길은 변함이 없다. 이들 산책로도 다른 주제를 가지고 탐방할 계획이다.

이야기가 조금 새나갔다. 이번 주에 다녀온 곳은 옥룡 솔밭공원이다. 솔밭공원이 생길 때에는 ‘동천 하천섬’이라고 불렀는데 이름이 너무 딱딱하고 행정적이었다, 이름을 ‘솔밭섬’ 또는 ‘솔밭공원’이라고 부르니 참 예쁘고 머릿속에도 쏙쏙 들어온다.

옥룡면 덕천마을에 있는 옥룡솔밭공원은 2002년 9월 태풍‘루사’에 의해 훼손돼 동천 내 수해복구로 발생된 하천섬에 조성된 환경 친화적인 생태공간으로 2008년 조성됐다. 이곳은 한때 야영지로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15년 8월부터 야영은 전면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인천 캠핑장 화재사건을 비롯한 각종 대형 사건사고 등으로 안전문제가 범국가적 이슈로 급부상하자 관련법이 강화돼 야영을 금지시킨 것이다.

하지만 솔밭공원은 굳이 야영을 하지 않더라도 사방팔방 자연을 마음껏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다. 솔밭공원 중간쯤 동그란 길을 따라 언덕위로 올라가면 정자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솔밭공원을 중심으로 멋진 그림이 펼쳐진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솔밭공원의 풍경은 어떠할까. 공원 바로 옆에는 동천이 흐르고 뒤에는 우리의 자랑 ‘백운산’이 떡 하고 버티고 있다. 솔밭공원 바로 위를 바라보면 폐교된 옥룡중학교 교정이 보이는데 옥룡중은 벚꽃이 피는 봄이면 운동장 전체를 휘감고 있는 벚꽃나무들이 그렇게 예쁠 수 없다. 생태하천 곳곳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햇볕에 반사된 억새풀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공원을 걷다보면 다양한 표지말을 볼 수 있다. 잠깐 소개하면 △산림욕의 효과 △백운산 소개 △생태연못에 있는 생물들 △숲의 가치 등 다양한 알림 표지가 있어서 산책을 하다가도 공원 곳곳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때문에 이곳에는 초등학생, 유치원 어린이들의 생태 체험 장소로 인기가 아주 많다. 장소도 널찍하고 안전을 위협할만한 구조물이 없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천에는 돌다리가 있어서 돌다리에서 하천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만히 흐르는 냇물을 바라보면 손톱만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노는 것도 보인다. 돌다리를 건너 공원 맞은편에는 어묵과 붕어빵을 팔고 있는 포장마차가 하나 있는데 옥룡을 다녀본 사람들은 이곳 붕어빵과 어묵맛을 잘 알고 있기에 단골 고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곳이다.

공원 곳곳에는 평상과 벤치가 있어서 언제든지 편히 쉴 수 있다. 한걸음씩 걷다보면 백운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바람소리, 동천 생태하천에서 전해오는 물 흐르는 소리, 억새풀 사이에서 들리는 바람소리, 공원 대나무 숲에서 흔들리는 소리 등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산림욕하기에 제격이다.

나른한 봄날, 컨디션도 회복하고 나무냄새도 맡을 겸 옥룡솔밭공원을 거닐어보자. 백운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봄의 향기가 온 몸을 가득 채워주고 나른함을 거뜬히 이겨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