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배후부지에 냉동·냉장 창고 시설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 정책간담회에서도 냉동·냉장 창고 건립 필요성이 강조되었는데 실질적으로 광양항에 냉동·냉장 창고가 부실해 농산물 유통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중국 업체가 광양항 서측배후부지내 2000만 달러를 투자해 5만4000㎡ 규모의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건립여부가 불투명할 뿐 만 아니라 설사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일반물량을 처리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국비를 투자한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냉동·냉장창고가 없어 사업이 실패한 사례도 있다. 광양시는 2015년 1월 광양항을 통해 처음 국내로 들어오는 에콰도르 바나나의 유통 촉진을 위해 광양항 농식품 유통산업 지원 TF 회의를 개최한 후 바나나 유통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시는 당시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은 침체되어 있는 광양항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바나나 유통업체인 나트프레스코 아시아가 에콰도르 현지에서 바나나를 첫 선적해 2015년 2월 40피트 컨테이너 2대 분량의 바나나가 광양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광양항을 에콰도르 바나나의 아시아 컨트롤센터로 거점화해 매주 컨테이너 반입을 6대까지 증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 사업은 2년이 지난 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에콰도르 바나나 국내 유통을 통해 침체된 광양항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시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바나나가 광양항에 들어온다고 해도 이를 소화시킬 냉동·냉장창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광양항에 농산물이 대량 들어오려면 냉동·냉장창고가 필요하지만 이를 소화해낼 시설이 없어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은 흐지부지 된 상태”라며“결국 물량이 부산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설령 냉동·냉장창고가 있더라도 유통망을 제대로 갖춰 농산물들이 한꺼번에 전국으로 퍼질 수 있도록 배후시설이 필요하지만 광양항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라며“대규모 농산물 유통을 위해서는 당장 냉동·냉장창고부터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냉동·냉장창고 시설은 농산물마다 저장온도와 유통기한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유통하는 농산물의 성질에 맞게 냉동·냉장창고 역시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나눠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갈수록 냉동·냉장창고의 중요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만큼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시는 먼저 광양항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어느 규모로 얼마나 건립할 수 있을지 용역을 추진하고, 이와함께 정치권에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채택된 광양항 항만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광양항 배후단지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위해 국비 500억원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문재인 정부에 맞춰 정치권과 광양시, 항만공사가 머리를 맞대 배후부지에 조속히 건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