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냉장 창고’건립 …정치권이 머리 맞대고 해결해야
‘냉동•냉장 창고’건립 …정치권이 머리 맞대고 해결해야
  • 이성훈
  • 승인 2017.05.26 18:49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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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흐지부지, 국비확보가 관건... 새 정부 공약사업, 500억 요청

광양항 배후부지에 냉동·냉장 창고 시설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 정책간담회에서도 냉동·냉장 창고 건립 필요성이 강조되었는데 실질적으로 광양항에 냉동·냉장 창고가 부실해 농산물 유통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중국 업체가 광양항 서측배후부지내 2000만 달러를 투자해 5만4000㎡ 규모의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건립여부가 불투명할 뿐 만 아니라 설사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일반물량을 처리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국비를 투자한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냉동·냉장창고가 없어 사업이 실패한 사례도 있다. 광양시는 2015년 1월 광양항을 통해 처음 국내로 들어오는 에콰도르 바나나의 유통 촉진을 위해 광양항 농식품 유통산업 지원 TF 회의를 개최한 후 바나나 유통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시는 당시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은 침체되어 있는 광양항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바나나 유통업체인 나트프레스코 아시아가 에콰도르 현지에서 바나나를 첫 선적해 2015년 2월 40피트 컨테이너 2대 분량의 바나나가 광양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광양항을 에콰도르 바나나의 아시아 컨트롤센터로 거점화해 매주 컨테이너 반입을 6대까지 증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 사업은 2년이 지난 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에콰도르 바나나 국내 유통을 통해 침체된 광양항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시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바나나가 광양항에 들어온다고 해도 이를 소화시킬 냉동·냉장창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광양항에 농산물이 대량 들어오려면 냉동·냉장창고가 필요하지만 이를 소화해낼 시설이 없어 에콰도르 바나나 유통은 흐지부지 된 상태”라며“결국 물량이 부산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설령 냉동·냉장창고가 있더라도 유통망을 제대로 갖춰 농산물들이 한꺼번에 전국으로 퍼질 수 있도록 배후시설이 필요하지만 광양항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라며“대규모 농산물 유통을 위해서는 당장 냉동·냉장창고부터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냉동·냉장창고 시설은 농산물마다 저장온도와 유통기한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유통하는 농산물의 성질에 맞게 냉동·냉장창고 역시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나눠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갈수록 냉동·냉장창고의 중요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만큼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시는 먼저 광양항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이 어느 규모로 얼마나 건립할 수 있을지 용역을 추진하고, 이와함께 정치권에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 채택된 광양항 항만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광양항 배후단지에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위해 국비 500억원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문재인 정부에 맞춰 정치권과 광양시, 항만공사가 머리를 맞대 배후부지에 조속히 건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