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장
김영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장
  • 광양뉴스
  • 승인 2017.06.23 18:34
  • 호수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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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 감옥? 밖은 더한 지옥, 차가운 현실

조선과 중공업 부문에서 촉발된 대기업 인력감축이 전방위로 확산 되고 있다. 특히 임원급 직원을 대상으로 해오던 연례적 감원이 이제는 신입사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나마 실적이 견딜만한 대기업조차도 불투명한 경제전망에 근거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직원들을 내쫓는다는 얘기다.

규모가 있는 회사의 경우 수개월치의 격려금이라도 받는 특혜가 있지만 대부분이 빈손으로 쫓겨난다. 운좋게 버티고 있는 직장인들의 평균수면시간은 6시간을 자고 10시간이상 근무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회사 도착시간이 8시 22분, 퇴근시간이 저녁 7시 08분으로 하루에 약 10시간 46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셈이다.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한 직장인은 46.5%에 그쳤고, 나머지 53.5%는 전공 이외의 직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20.7%)보다는 불만족(35.1%)이 높게 나타났는데 중요한 것은 ‘아주 만족 한다’는 2.5%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직장인들이 가장 기쁠 때는 임금이 올랐을 때(29.2%)이고, 가장 힘든 일로는‘과도한 업무로 야·특근을 할 때(28.0%)를 꼽았다.

직장생활이 힘들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28.3%)이었으며, 다음으로 배우자(27.6%)였지만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다(24.0)%)는 의견도 꽤 높게 조사되었다.

수년간 매일같이 10시간을 넘도록 일을 해왔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한 직장생활에서 특별한 동기부여나 환경변화를 느끼지 못한 나머지 누구나 한번쯤 사표를 던지고 싶다는 충동을 받을 때가 있다.

입사할 때의 패기는 온데간데없고 자신도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티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는 없고 노동만 있던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직장을 중도 포기했던 동료의 창업소식이나 귀촌이야기는 순간 마음을 충동질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용기 있는 자가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이따금씩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생소한 환경으로 도전장을 내민 동료에게 성공을 기원해보지만 용기가 가상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 하는 것이 그리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나마 지금까지 이야기는 정규직의 일반적인 직장생활 모습이다.

지금 이 땅의 청년다수는 비계인(비정규직, 계약직, 인턴)의 신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2007년 시행된 기간제법에 따라 2년이 지난 후 정규직전환 비율은 OECD평균(53.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2.4%라고 한다. 대부분 2년이 되기 전에 쫓겨나고 매년 새로운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이들 청년들의 원성은 정규직이 꺼리는 열악한 환경에서 땀 흘려 하지만 정규직 급여의 절반수준인 급여명세서를 받는 순간 서러운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 바깥사정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노동을 박차고 나온 대부분이 그렇듯 바깥은 더한 지옥이다. 직장인이라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힘든 시간이 지나고 때가되면 어김없이 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자영업자나 실업자에게는 매달 단 하루도 기대할 날이 없다. 그동안 열심히 모아서 창업을 했건 빚을 내서 창업을 했건 우리나라 자영업자 552만 명 중 70%(395만명)가 나 홀로 사장이라고 한다.

성경구절과는 반대로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미약한 결론은 나 홀로 급여마저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많은 창업으로 음식업을 선호하는데 90%가 망하고 5%가 현상유지, 5%정도만이 이윤을 남긴다고 한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장밋빛 꿈을 안고 과감한 투자로 자영업을 시작하지만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실패한 경우가 다반사다. 행여 다니는 직장보다 바깥이 더 좋은 삶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를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성공 사례보다 실패사례가 훨씬 높다는 것이 사회현실이다. 이런 말이 생각난다. 없는 놈일수록 남의주머니 돈 빼먹(월급 받는 일)는 일이 제일 안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