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골프장 제안서‘부실’…市도 엇박자
LF 골프장 제안서‘부실’…市도 엇박자
  • 이성훈
  • 승인 2017.08.25 18:02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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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늉 내는 것이냐”성토…주무부서 없고, 관계 부서 협업도 안돼

LF스퀘어의 지역협력사업 약속이 조금씩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형 협력사업인 골프장과 호텔건립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LF 측이 제시한 제안서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광양시 각 부서별로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역협력 주무부서인 지역경제과와 다른 부서 사이에 이 사안을 두고 접근하는 시각이 완전히 엇갈리며 문제점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LF스퀘어 사업뿐만 아니라 대형 프로젝트들이 많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부서별로 사안을 공유하고 풀어가는 협업이 중요한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현복 시장이 업무보고나 각종 회의때마다 강조하고 있는 것이‘부서 소통’이다. 하지만 LF스퀘어의 골프장·호텔 건립 관련 보고회 과정에서 부서별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정 시장이 강조하는 부서별 소통이 삐걱거리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23일 부시장실에서 LF스퀘어 광양점 지역협력사업 이행점검을 위한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중점 논의한 사안은 LF 측이 지난 6월 22일 제안한‘골프장+호텔건립 투자사업계획서’다.

이 사업명은‘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으로 1043억원을 투자해 황금택지지구 주변 임야 34만평 규모에 골프장과 숙박시설, 수영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8년까지 타당성용역을 마무리 하고 2019년 관광단지지구지정과 조성사업승인을 거쳐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LF검토 과정에서 부서별로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각 부서별 주요 의견을 살펴보면 관광과는 구봉산 관광단지 지정에 대해 전남도와 사전협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체육과 역시 도지사 승인사항이고, 사업계획서 승인신청시 각종 인허가 및 다른 법률에 의한 협의가 완료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시과는 대상지역은 용도지역을 보전녹지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하고, 자연경관지구 폐지 및 행정절차를 이행해야만 골프장과 숙박시설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허가과도 산지관리법과 농지법 등에 따라 도지사의 산지전용 협의를 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택지조성과는 황금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재개가 불투명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도로과와 상하수도과도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전체적으로 골프장과 호텔 건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예측했다.  

“형편없는 제안서, 어떻게 추진하나”

   안전도시국, LF 성토

부서별 의견이 끝나자 오우식 안전도시국장은 작심한 듯 발언했다. 오우식 국장은 우선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LF 측의 제안서는 제안서 수준이 안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검토 결과 손에 잡히는 것도 없이 너무 뜬구름만 잡은 데다 골프장 호텔이 들어서려면 각종 인허가 사항이 필수적인데도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신경도 안썼다는 지적이다.

오 국장은“관광단지 지정, 지구단위변경, 용도 지정 등은 모두 도지사 허가 사항”이라며“이 제안서대로 한다면 광양시가 허가 내줄 것은 거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LF 측이 약속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제안서를 서둘러 낸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며“허술한 제안서에 시가 그대로 떠맡다가 만일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 시에서 협조 안해 준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춘보 총무국장은“1000억 원대 대규모 사업인데 LF 측이 타당성을 예측하고 와야지 이렇게 툭 던져놓고 광양시가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시도 전향적으로 추진해야겠지만 사업자 측이 너무 무성의하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서문식 경제복지국장은 “다음달 LF 총괄대표가 방문하면 사업 의지를 확인하고 행정절차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사업 추진에 도시계획이 걸린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이어“골프가 이미 대중화 됐고 LF 측도 자체적으로 골프장이 없어 이번에 건립하려는 것 같다”며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앞으로 일을 지나치게 걱정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주무부서도 확실치 않은

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이날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경제복지국을 제외한 다른 부서들의 입장은 전체적으로 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골프장·호텔 건립이라는 총론에는 모두다 찬성하고 적극 협력해야 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부서별 시각차가 뚜렷한 셈이다.

오우식 안전도시국장은“우선 LF 측이 전문 용역사를 지정해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인허가 여부에 대한 전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다음달 총괄대표와 간담회를 갖기 전 이 부분을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골프장·호텔 건립과 관련, 주무부서도 명확하지 않은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경제과는 지역협력 이행과 관련 총괄부서이지 이 사업 주무부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구봉산 관광단지 조성’이기 때문에 관광과가 우선 검토해야 할 사안인데도 지역경제과가 총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관광단지 조성이기 때문에 주무부서인 관광과에서 제안서를 우선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타당성 여부, 사업 의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