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핵기(梅核氣)
매핵기(梅核氣)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6.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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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안에 무언가 걸려 있는 느낌이 들면서 뱉으려 해도 뱉어 지지 않고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동의보감에는 이런 증상을 ‘연불출 객불하(嚥不出 喀不下)’라는 말로 표현하였고, 목 안의 이물감을 마치 매화 씨가 걸려 있는 느낌과 같다하여 병명을 ‘매핵기’라 하였습니다.
진행된 경우에는 마른기침이 자주 나온다든지, 가슴이 타는 느낌이 있을 수 있으며, 신경과민이나 속쓰림 등의 신경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현대의학의 ‘인후두역류질환’이 이에 해당하는 질병인데 이는 사실 최근에 확립된 것으로 90년대 초에만 해도 대부분 ‘신경성 인두염’이나 ‘건강염려증’등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인후두역류질환으로 ‘역류성후두염’이나 ‘역류성식도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역류성후두염은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식도로 넘어와 후두를 자극하여 발생됩니다. 위의 내용물 중에는 위산이라는 비교적 강한 산성소화물질이 분비되고 이것은 위점막 이외는 위해한 자극을 가하게 되므로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위산이 식도까지만 역류되고 후두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경우는 역류성식도염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체로 신경이 예민하고 위산과다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른 체형의 사람이나 여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잘 나타나며 위염이나 편두통, 흉부불쾌감, 과민성장염 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매핵기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잘 지켜야 합니다. 절제된 생활, 적절한 식사,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절제된 생활이라 함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위와 식도에 자극을 주는 술, 담배, 커피 등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이기는 긍정적인 생활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허리를 졸라매는 옷을 입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구부린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머리 또는 침대를 약 10cm 높게 하여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식사생활은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며, 식사 중간에 간식을 먹지 말 것이며, 잠자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위(胃)에게도 휴식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커피, 콜라, 사이다, 홍차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위와 식도사이의 괄약근을 열어주는 작용을 하여 위산의 역류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이 괄약근을 좁혀주는 역할을 하므로 충분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라면 스트레스를 피하는 생활과 적절한 식사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오래된 경우라면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양약은 장운동을 증가시키는 약제와 위산을 중화하는 약제를 주된 약으로 쓰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매핵기가 울(鬱)이나 화(火)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봅니다. 울이나 화가 쌓이는 이유는 기쁨(喜), 성냄(怒), 우울감(憂), 생각(思), 슬픔(悲), 무서움(恐), 놀람(驚), 즉 칠정(七情)이라고 하는 인간의 고유 정서의 부조화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서적 스트레스는 기의 흐름을 방해하여 기를 따라 순환하던 체액(체수분)도 저류시켜 담(痰)이라는 이물질로 변하게 되어 이것이 목안에 머무르게 되면 매핵기가 됩니다.
그러므로 한약은 우선 기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되며, 그 다음으로 스트레스를 이기고 비위의 기능을 북돋우는 약을 선택하게 됩니다. ‘가마사칠탕’이나 ‘반하후박탕’이 가장 잘 응용되고 있습니다. 경락의 순환을 돕는 침이나 뜸을 통해서도 상당한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아침마다 당근이나 마를 갈아 즙을 내어 마시면 약에 버금가는 효과를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