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해설사 양성과정 교육을 마치며
문화관광해설사 양성과정 교육을 마치며
  • 광양뉴스
  • 승인 2017.12.01 18:31
  • 호수 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송봉애, 문화관광해설사·시인

12월! 벽면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달력 한 장을 바라본다. 달력의 칸칸마다 붉은 글씨로 빼곡한 일정들을 체크하며 채웠던 시간들, 그 시간들 뒤로 숨 가쁘게 달려왔던 나는 어느새 한 해의 뒤안길에 서 있다.

산다는 건 달력의 칸칸마다 채우고 덜어내며 때로는 비우는 일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한해의 시간들을 뒤돌아본다.

올 한 해 나는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문맹교육 운동을 선두하며 달려왔던 10년을 정리하며 성인 문해교육 중등과정 국어과 교원연수자격을 마무리 했고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을 취득했다.

몇 해 전 성인 문해교육 초등학력인정 교과과정 속에 역사를 어떻게 쉽게 지도할까 고민하다 지역역사를 바로 알고 쉽게 지도하자는 의미로 첫 발을 내딛었던 문화유산해설사 양성자과정교육에 입문해 지역역사문화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7년, 그동안 꿈꿔왔던 문화관광해설사 교육과정을 밟아 당당히 시험에 합격했다. 바쁜 일정을 조율하며 100시간 동안 듣고 배웠던 이론과 실무수습을 하면서 보고 깨달았던 기록들을 정리해 본다.

윤동주 유고보존 정병욱 가옥에서 느꼈던 문학의 향기와 시인 윤동주와 정병욱의 아름다운 우정에 가슴이 벅찼고, 구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양만 해전 속 정유재란의 물살들을 거슬러 올라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펼쳐보면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공존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엮어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매천 황현 선생님 생가에서는 절명시를 읊고 매천야록을 탐독하며 시대의 아픔을 느껴야 했고, 한말의 시대상황을 기록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었던 순간 평생 글만 알았던 한 선비는 망국의 아픔을 자결을 통해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하고자 했던 책임감 앞에 숙연해야만 했던 순간 울컥했던 감정을 애써 다독거려야 했다.

옥룡사지 터에서 어릴 적 함께 뛰어 놀았던 친구들의 얼굴을 시의 언어로 묘사하며 추억에 젖기도 했었다. 이렇게 역사를 알아 간다는 것은 왜곡된 과거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고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우리 지역관광자원과 깊숙한 내면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나는 어떻게 풀어내고 나만의 색깔로 덧칠 할지 고민했던 <문화관광해설사 수습일지> 속 나의 생각들, 그동안 자세히 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내 고향 광양의 역사와 소소한 아름다운 볼거리들을 광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의 빛깔과 언어로 알리고 다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의 첫 출발이 오래도록 설렘으로 남기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