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F스퀘어 개장 1주년, 지역 상권 어떻게 변했나<3>
<기획> LF스퀘어 개장 1주년, 지역 상권 어떻게 변했나<3>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2.12 13:21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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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읍, 부동산 가격 오르고 LF 효과 기대했지만… ‘빨대현상’현실로…도심 공동화, 소상공인 피해

LF스퀘어가 오픈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광양읍과 순천이다. 그동안 생활권을 순천에 의지했던 광양읍은 LF스퀘어 오픈으로 의류를 비롯한 다양한 쇼핑은 물론, 영화 관람까지 순천을 가지 않고서도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한결 수월해지고 경제 독립이라는 상징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기에다 덕례리를 중심으로 LF스퀘어 입점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지역 발전 분위기도 상당하다. 광양읍 부동산 관계자는“서희스타일스 주변으로  평당 60~70만원 정도 올랐고 덕례리 원룸, 모텔 중심지는 600만원 이상 상승했다”면서“덕례리 주변은 땅도 넉넉하지 않아 가격 상승폭이 더욱더 커지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LF 개점 이후 덕례리 뿐만 아니라 광양읍 전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늘도 있게 마련, LF를 중심으로 상권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광양읍 원도심권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순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더 썰렁해진 원도심

 

광양문화원 앞에서 시계탑 사거리 부근까지는 한때 화려함과 생동감이 넘치던 광양읍의 패션거리로 사람들이 붐비던 거리였다. 하지만 LF스퀘어가 들어온 지 1년 만에 눈에 띄게 줄어 든 유동인구와 함께 점포들의 매출도 절반 이상으로 대폭 줄어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매장마다 30%~60% 세일 안내문을 붙여놓고 고객을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직원을 두고 운영하던 점포는 직원을 내보내고 사장이 직접 나와 매장을 지키고 있지만 한 사람의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금은 실내포장마차와 고로케 전문점이 된 곳은 한때 직원 월급을 주고도 수익이 짭짤했던 잘 나가는 여성복 매장이었다. 10년 동안 여성복 매장을 운영해 온 A씨는 LF스퀘어가 들어오기 전에는 직원을 고용하고도 한 달이면 7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렸지만 LF스퀘어가 들어온 이후 수익은 100만원으로 뚝 떨어졌고 결국 6개월 만에 매장을 접어야 했다.

A씨는 운영을 계속하다가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 같아 매장을 정리했고, 고민 끝에 같은 곳에 실내포장마차를 오픈, 업종을 바꿔버렸다. A씨의 옆 건물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던 B씨도 결국 매장을 접고 고로케 전문점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식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천변 광양불고기타운은‘광양불고기’브랜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자리를 잡고 있어서 비교적 시세를 덜타고 있지만 원도심을 주변으로 한 식당들은 더욱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LF는 푸드코트가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데 일반 식당은 물론, 패밀리 레스토랑, 간식 등 다양한 음식이 종류별로 있어 가족, 단체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결국 밥 먹고 영화보고 쇼핑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읍 지역 일반 식당들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읍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다 최근에 폐업한 식당 관계자는“LF가 개점하면 읍지역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 반대였다”며“LF 이후 더욱더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순천 연향동도 직접 타격

 

순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연향동 패션거리는 여성복,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남녀캐주얼 다양한 종류의 의류 브랜드가 늘어선 로드샵 거리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동인구가 보장되는 확실한 상권이었다.

이 곳 역시 LF스퀘어가 들어오기 전에는‘패션거리’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인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1년 전 LF스퀘어에 입점하는 브랜드 매장이 ‘점포정리’안내문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씩 철수하자 빈 점포들은 균일가 임시 매장으로 변했다. 유명 스포츠브랜드 매장이었던 한 점포도 두개의 브랜드를 함께 진열하고‘70% 할인’을 내걸고 고객의 발길을 잡으려는 임시 할인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지나가다가 70% 할인 한다고 해서 들어와 봤는데 선뜻 사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사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것 같다”며 “기왕 사는 거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LF스퀘어로 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NC백화점 3층 여성복 매장을 찾은 C씨(순천 연향동)는 일요일인데도‘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은 썰렁한 매장분위기에 놀랐다고 한다. 동부6군 유일한 백화점인 NC백화점도 광양읍과 연향동 패션거리와 다를 바 없이 LF스퀘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관계자는“년 간 구매고객 수는 늘었지만 객 단가가 하락했다. 주로 여성복, 아웃도어, 스포츠웨어의 경우, LF스퀘어가 들어온 이후 20%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며“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동안 수수료 인상도 하지 않았고, 사은품, 상품권 증정 등 고객유치를 위한 행사도 백화점 측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NC백화점은 설 대목을 맞아 프로모션이 다양한 LF스퀘어와의 고객유치 경쟁을 위해 선착순 사은품 증정, 상품권행사 등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SMS, DM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반면 LF와 비슷한 시기에 개점한 순천만플라자 모다아웃렛의 상황은 좀 다르다. 아웃렛 취지에 맞게 상설할인 매장이기 때문에 모다아웃렛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LF와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면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다아웃렛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1년 전보다 매출은 조금 줄었지만 이곳은 LF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상인은“저렴하게 구매하러 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고 특히 여수와 벌교, 고흥, 보성 등에서 오는 손님들이 많다”면서“광양 고객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