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와 마술, 그리고 한 바탕 웃음 “배꼽 꽉 붙들어 매쇼!”
재치와 마술, 그리고 한 바탕 웃음 “배꼽 꽉 붙들어 매쇼!”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5.18 18:20
  • 호수 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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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사람, 쾌활한 인생’ 유한성 국제 웃음치료협회 전남지회장

살아가는 동안 웃을 수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일구었을 때, 기다리던 자녀가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 자란 자녀가 좋은 학교에 입학을 하고 좋은 곳에 취직을 했을 때…? 백살도 살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들의 삶에서 크게 웃을 일은 몇 안 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유한성 씨는‘우리 같은 웃음치료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지난 10일, 옥룡 상평마을 경로당에 나타난 유한성씨는 특유의 재치와 마술로 어르신들을 웃음의 나라로 안내하고 어르신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유한성 씨는 한 시간 남짓 땀을 뻘뻘 흘려가며 준비한 마술을 익숙한 솜씨로 보여주었고,  타고 났다기 보다 노력으로 만들어진 듯 보이는 재치 있는 말과 몸짓으로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했다.

‘웃기는 남자’유한성 씨의 직업은 따로 있다. 포스코 도금부에 근무하며 사내 웃음봉사단을 이끌었고 사내뿐만 아니라 웃음을 더 많이 전파하기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웃음치료사들을 모아 웃음감사봉사단을 따로 만들어 광양, 순천 등 병원을 찾아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유 씨에게 평일에 봉사할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아버지의 고향이 옥룡면 논실인 유 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조부모님 묘소를 단장하기 위해 휴가를 냈고 상평마을 경로당을 찾았다.

준비한 마술도구를 펼치며 유한성 씨는“회사 출근할 때 스트레스 받으면 웃음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두고 간다. 좋은 일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뇌가 젊어지고 행복하기 때문이다”며 “혼자 웃는 것보다 같이 웃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왔다”고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유씨는“많이 웃어서 배꼽이 없어졌다고 병원에 가시면 안된다.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치면 열흘을 더 산다고 하니 박수부터 치고 시작하겠다”고 하자 어르신들은 본격적인‘쇼’가 시작되기도 전에 웃음보를 터트렸다.

“여성 어르신은 하루에 열네 번 웃고 남성 어르신은 일곱 번 밖에 웃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어르신들이 칠년을 더 사신다”고 말하자 어르신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유씨의‘마술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흰 수건이 계란이 되고 눈 한쪽 없어진 작은 인형이 노란 옥수수 빵이 되고 까만색 스카프가 붉은 카네이션 한 송이로 변했다.

 “나는 발이 저려 죽겄어. 그 마술로 나 발 좀 안 저리게 해주면 안될까나?”하고 한 어르신이 발을 내밀자 유 씨는 어르신의 발을 어루만지며“나쁜 기운 다 빼드렸으니 이제 안 시릴겁니다”하고 위로했다.

유 씨의 마술은 계속됐다. 빈 노트가 흑백의 그림이 되고 흑백의 그림이 색깔을 입은 예쁜 그림이 됐다.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가방에서 선물꾸러미가 나왔다.

“참말로 뫼흐네 잉…”(참말로 신기하네),“아이고, 저 이마에 땀 좀 봐봐. 우리 즐겁게 해줄라고 저렇게 열심히 해쌌네. 가만히 있는 나가 땀이 다 나네.”

어르신들은 신기한 듯 유 씨의 마술에 흠뻑 빠졌고 약속된 30분을 훌쩍 넘겼다. 재치와 마술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한 시간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아쉽다는 듯 유 씨를 바라보며 다음에 또 오라고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열정을 다해‘쇼’를 마친 유 씨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유 씨가 땀을 닦으며 말한다.“복은 인중을 타고 내려온다. 찡그리면 웃음이 흘러내리고 복도 흘러내린다. 많이 웃어야 복이 도망가지 않는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근면과 노력으로 일군 마술과 재치는 유 씨의 재산이다. 남의 발을 씻어줘야 자기 발이 깨끗해진다고 했던가? 남을 웃게 하는‘웃기는 사람’유한성 씨야 말로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다.

사랑천사, 봉사의 달인, 마술박사, 웃음박사 등 유 씨를 따라다니는 별명은 다양하다. 유 씨는 현재 국제감사나눔강사연합회장, 광양만패밀리웃음봉사단장, 전남드래곤즈 총괄 응원단장 등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며 시간을 쪼개 주 1회 웃음교실을 100회가 넘게 진행하고 있는 유 씨는 복지시설, 병원,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찾아다니며 웃음치료, 웃음마술 등으로 웃음을 통해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