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의회, 개원하자마자‘감투싸움’추태
8대 의회, 개원하자마자‘감투싸움’추태
  • 김호 기자
  • 승인 2018.07.06 17:28
  • 호수 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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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상임위원장 놓고‘갈등•대립’

8대 광양시의회가 지난 2일 개원하자마자 의원들이 위원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추태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후보 시절 시민들을 섬기고 봉사하겠다며 한표 한표 구걸하던 의원들이 막상 당선되자마자 민의는 뒷전에 둔 채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의회는 그동안 개원 할 때마다 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대부분 의원들끼리 조율을 거쳐 배정하며 원만하게 상임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의원들이 양보는커녕, 서로 위원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갈등·대립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서로 위원장을 차지하겠다며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불협화음만 남긴 선거를 치뤄 8대 의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시의원이 각각 지역구를 대표하는 독립된 의회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의회 내 소수당 의원들을 배려치 않고, 원구성을 사전 결정해 비민주적 행태라는 비난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는 등의 월권을 행했다는 거센 항의도 받았다. 결국 이번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 의원들의 이기심과 감투 욕심은 두고두고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2일과 3일 의장과 부의장, 운영위원장, 총무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을 각각 선출했다. 투표 결과 김성희 의장, 진수화 부의장, 백성호 운영위원장, 이형선 총무위원장, 조현옥 산건위원장이 각각 선출됐다.

김성희 의원은 2차 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문양오 의원을 7대 6으로 누르고 의장에 선출됐으며 진수화 의원은 13표 중 9표를 얻어 부의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갈등이 일어났고, 상임위원장 선출 역시 의원들의 욕심으로 파행을 빚는 등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2개 상임위원장 선거 역시 2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총무위원장 선거에서는 백성호 의원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7표를 차지, 5표를 얻은 정민기 의원을 제치고 총무위원장에 선출됐다.

운영위원장 선거는 3명의 의원이 나서 2차 투표에서 7표를 얻은 이형선 의원이 각각 5표와 1표를 얻은 최한국 의원과 박말례 의원을 누르고 위원장에 선출됐다. 산업건설위원장 선거는 초선인 조현옥 의원이 단독으로 과반인 8표(무효 5표)를 얻어 위원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이번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의회 내 균열을 의심케 하는 예상치 못한 잡음이 발생했다. 총무위원장과 산건위원장 선거 후 각 상임위 간사 역할을 하는 부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이형선 의원이 총무위 부위원장을, 최대원 의원이 산건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이형선 의원이 운영위원장에 선출돼 자연스럽게 무보직 의원 중에서 총무위와 운영위 부위원장 직을 나눠 맡아야 하는데 이 위원장이 그대로 총무위 간사를 맡고, 최대원 의원은 산건위 간사에다 운영위 간사까지 맡는 기형적인 원구성이 되고 만 것이다. 이에 대한 배경은 위원장 선거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부위원장을 고사해 일어난 일이라는 후문이다.

그렇다 보니, 초선인 최대원 의원이 운영위·총무위의 간사를 다 맡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의회는 내부적으로는 운영위와 총무위 활동이 겹치지 않아 문제가 없으며, 의원 한 명이 부위원장 두 자리를 겸직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도 없으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상임위원장은 맡고 싶지만, 간사 역할인 부위원장은 별다른 조명도 받지 못하고 고생만 할 것이라는 편협되고 이기적인 욕심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공무원은“의원수가 부족하다면 이해하지만 부위원장을 서로 고사하며 초선 의원에게만 짐을 맡기는 것이 정당하냐”며“위원장 선거를 놓고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처럼 갈등을 겪은 것은 처음 본다”고 씁쓸해 했다.  

김성희 의장은 오는 24일 임시회에서 부위원장과 위원의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며 의원들끼리 감정 골이 깊어져 의회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대패하며 최근 4차례 시장 배출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감투싸움에 혈안을 보이는 바람에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