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8 목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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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귀농 일기<7>
이우식 시민기자
[770호] 2018년 07월 13일 (금) 19:17:30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장맛비,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고

 

오늘도 하늘이 낮게 내려앉았다.

잿빛 하늘 뒤엔 엄청난 빗물이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듯 바람까지 스산하게 불어온다. 며칠째 이어지는 장맛비에 모종 옮겨 심는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콩과 들깨를 심었고 시기를 놓쳐버린 대파 모종도 사다 심었다.

장맛비가 농사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큰 손실을 안겨 주기도 한다. 배수로 확보가 잘 안된 고추밭의 고추나무가 물이 빠진 후 시들시들해져서 회복을 못하고 있다. 농약방을 찾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더니 물이 잠긴 곳 비닐 멀칭을 빨리 걷어내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일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한다.

당장 달려가서 비닐과 잡초 방지 매트를 걷어 내기는 했지만 20~30여 그루는 포기해야 할 듯하다. 이렇게 시름시름 앓는걸 보면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고추밭 옆에 심은 취나물은 이미 녹아 내려서 뿌리까지 썩어 버렸다. 침수 때문인지, 장마가 시작되기 전 수확 시기를 놓쳐서 웃자란 취나물을 예초기로 베어낸 것이 이유가 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점심 밥상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상추도 장맛비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상추와 다르게 오이는 장맛비에 쑥쑥 커가고 있다. 시원한 오이 냉채와 오이나물, 오이소박이까지 밥상의 주인은 오이가 되었다. 장맛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가지나물도 밥상 한쪽을 점령 한지가 보름이 넘었다.

여름날, 농부의 텃밭마트 채소 매장은 풍요롭기만 하다. 풋고추와 향기로운 방아잎은 언제든지 마음껏 구할 수 있고 있는 듯 없는 듯 한쪽 귀퉁이에  숨어 사는 부추도 오늘 같은 날 훌륭한 막걸리 안주가 만들어 지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양파와 감자도 두 식구 먹기에 부족함이 없이 확보돼 있다. 텃밭마트의 채소 매장과 달리 과일 매장은 품질이 좋지 못한 놈들만 가득하다. 3그루를 심었던 토마토는 얼굴이 너무 못 생긴 놈들만 만들어 내고 있고 2그루 심은 수박은 딱 한개만 달려 있다. 작년에 엄청난 개수를 자랑하던 참외는 아직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텃밭 마트의 관리인은 바뀌지 않았는데 과일 매장의 품질은 작년과 너무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

장마가 계속 되고 있다. 습한 날씨를 좋아 하는 농작물도 있지만 싫어하는 농작물도 있다. 농부의 여름은, 우산장사와 짚신 장사를 아들로 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며 사는 계절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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