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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옥•신화엽 할머니‘시인’되다
시집, 세월이 준 선물•파란그리움 발간‘출판기념파티’
김연옥 씨, 광양평생교육관 문해교실 통해 한글 배워
신화엽 씨, 도서관 자서전쓰기 교육 통해 글쓰기 접해
[794호] 2019년 01월 11일 (금) 17:59:54 김영신 기자 yskim@gynet.co.kr
   

김연옥, 신화엽 씨가 첫 시집을 내고 시인이 됐다. 지난 8일 시집 출판 기념 축하파티가 열렸다.

광영동 큰그림기획연구소 마을공동체에서 진행한 문학수업을 통해 김연옥(72), 신화엽(62) 두 사람이 첫 시집을 내고 시인이 됐다.

‘세월이 준 선물’(김연옥),‘파란그리움’(신화엽)이라는 두 권의 시집에는‘할머니 시인’의 삶이 농밀하게 녹아있다.

김연옥 씨는 수다쟁이 손자와 마트에 간 이야기를 한 편의 시에 담았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보며 꿈 많고 희망가득 했던 아름다운 젊은 날을 회상했다.

신화엽 씨는 안방·거실·장롱 여기저기 그려진 손주들의 낙서를 손주들의 특별작품전시회라고 표현했다. 늦가을 비 오는 날 창문에 흐르는 빗방울을 보며 지나온 세월을‘파란그리움’이라는 시에 담았다. 감성은 늙지도 않고 세월이 흐를수록 섬세해짐을 두 사람은 시를 통해 말해주고 있다.

잠자리, 찍새, 쥐, 당산나무, 서산, 달... 주변의 모든 사물이 모두 할머니 시인들의 감성에 녹아들었다.

두 사람을 시인으로 만들어 준 사람은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융합동시를 열심히 쓰는 아동문학가 박행신 작가와 큰그림기획연구소 이현숙 대표다.

박행신 작가가 시 지도를 하고 이현숙 대표가 비용을 들여 시집을 엮어주었다. 시집이 나오자 이 대표는 출판 기념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김연옥 씨는“젊은 날 자식들 키우고 사느라 배움의 기회가 없었는데 광영동 평생교육관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웠고 이렇게 시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늙은 나이에 한글을 조금 배우고 나니 욕심이 생겨난다”며“한자도 배우고 싶고 영어도 배우고 싶고 컴퓨터도 배우고 싶다. 내일 죽는다 해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화엽 씨는 광양읍 중앙도서관 자서전쓰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17년 큰그림기획연구소에서 박행신 작가를 만나 시 지도를 받아왔다.

신 씨는“시를 쓰겠다고 서투른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이 참 알쏭달쏭하다”며“때늦은 발걸음이지만 한땀 한땀 아름다운 시를 꿰매간다. 남은 노년의 삶이 조금은 시를 닮은 삶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잘 지도해주신 박행신 선생님과 부끄럽고 부족한 시를 책으로 만들어준 이현숙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파란 그리움”    - 신화엽 -

늦가을 비오는 날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방울 속에서

지나온 세월이 줄줄 흐른다

검은 구름속에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고

비바람 몰아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쓴 웃음으로 허망한 가슴안고 살아온 세월

사이사이 비집고 들어온

파란 그리움의 날갯짓

바람 손에 붙들려 날려보내야 하는

외로운 고독

 

“세월이 준 선물”    - 김연옥 -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침을 밝혀주는 새벽별같이

내 마음에 환한 빛이 오면 좋으련만.

세월이 나에게 준 선물은

내 머리에 하얀 서리만 남겨주고 있다

이것이 세월 속에서 살아온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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