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정원 스카이큐브,‘명물과 흉물’…대책은?
순천만정원 스카이큐브,‘명물과 흉물’…대책은?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3.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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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트랜스 누적적자 위기, 순천시에 협약해지 요청
순천시,“대기업 갑질 횡포”맞불…강경대응 선언
순천시민단체, 지역곳곳 포스코 규탄현수막 내걸어
광양상의, 반기업 정서 조장한 행정 중단요구‘표명

순천만정원의 명물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소형무인궤도열차 ‘스카이큐브’ 운영사인 (주)에코트랜스가 순천시에 협약해지를 요청, 스카이큐브가 흉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가운데 광양·순천 양 시의 지역갈등 우려마저 낳고 있는 분위기다. 

에코트랜스가 지난 1월 순천시에 ‘협약조건 불이행’ 에 따른 누적적자를 이유로 순천시에 협약해지를 요청하자 허석 순천시장이 지난달 18일, ‘대기업의 갑질이다. 횡포에 맞서겠다’ 는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시민단체들이 포스코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순천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이에 광양상공회의소도 ‘반기업 정서와 지역갈등을 확산하는 행정을 즉각 중단하라’ 며 맞불 현수막을 내거는 등 지역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

스카이큐브는 순천만정원에서 순천만문학관까지 4.62km를 운행하는 소형무인궤도열차로 포스코와 순천시가 협약을 맺고 610억원을 투자해 30년 운행 후 순천시에 기부채납을 약속하고 2014년 5월부터 40여대를 운행해 왔다. 에코트랜스측은 ‘순천만정원습지주차장을 폐쇄해 스카이큐브를 이용하지 않으면 순천만까지 갈 수 없도록 관광객의 동선을 확보하겠다’ 는 등 순천시가 당초 협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200억원의 누적적자가 났다는 입장이다.

(주)에코트랜스는 순천시가 협약조건 불이행으로 적자가 계속됐다며 지속적으로 협약서이행을 요구했으나 답을 얻지 못하자 협약해지를 요청했고, 협약해지시점의 차량과 정류장, 운영시설 등 PRT시설물에 대한 현재 장부상 가치액 591억원과 앞으로 25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미래보상수익금액 709억원, 순천시가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은 투자위험분담금 67억을 계산해 총 1367억원의 협약해지지급금을 산정하고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했다. 

에코트랜스 측은 1367억원의 해지지급금 산정 이유에 대해 “그동안 적자가 지속됐고 협약이행과 조기 기부채납을 수차례 순천시에 제안했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중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에 따라서 방법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순천시는 (주)에코트랜스의 협약해지지급금 산정에 대해“적자가 나서 사업을 철수한다는 기업이 수백억원의 미래수익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현재의 장부상 가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폈다.

순천시는 사태해결을 위해 시민여론을 모으는 시민 광장토론회를 지난달 30일, 조곡동 장대공원에서 열고 포스코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선언한 배경과 시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했다.

광양상의는 순천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지난달 26일, 성명서를 내고 “순천시는 에코트랜스와 맺은 협약내용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는 별개로 일방적인 주장을 함으로써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며 “광양만권 경제발전 전반에 기여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반기업적인 순천시 행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순천만정원 스카이큐브를 이용한 한 관광객은“순천만 습지까지 이어졌으면 더 좋았겠다. 순천만정원입장권과 스카이큐브 입장권을 따로 끊는 것이 불편했다”며“동문 주차장에 주차하고 큐브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동선이 너무 길고,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두어번이나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용객의 티케팅과 승·하차를 안내하는 현장 직원은‘습지까지 운행이 안 되는 등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을 적자 이유로 꼽았다.
스카이큐브 이용객은 성수기 기준 평일 300~500명, 주말에는 1500명 가량이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8만5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에코트랜스는 직원들의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등 운영이 어려워지자 비수기에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급여를 성수기에 벌어서 주거나, 동절기와 하절기를 구분하는 유동적이고 탄력적인 근무를 통해 적자 속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