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입 수시 1학기 합격자 발표, 수시 2학기 접수 등이 이어지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학 입학 및 합격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중 눈에 띄는 기사는 많은 학생들이 가보고 싶어 하고 합격을 원하는 서울대학교의 합격생 숫자에 관한 것이다.
보도된 기사 내용의 한 예를 보면 “자립형 사립고의 약진도 나타났다. 전북 상0고가 지난해 17명보다 15명 늘어난 32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서울 지역을 제외한 학교 중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했다.(생략)” 로 표현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 기사를 보고 ‘전북 상0고에 자녀를 진학시키면 서울대 합격이 가능하겠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특히 중학교 내신 상위 1~2% 대의 최우수 학력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상0고를 보내면 당연히 서울대에 합격할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기사에 표현되지 않은 이면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한다. 기사 내용은 항상 결과만을 보도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전북 상0고 지난해 17명보다 15명 늘어난 32명의 합격자를 배출해…’에서 보듯이 학생 모집이 전국 단위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학교 내신 기준 1~2%대의 대단히 우수한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임은 전혀 표현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의 학부모들은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했으니 상0고에 보내면 32명 안에 들어 서울대에 합격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상0고에 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간 최우수 학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입학하여 첫 시험을 치르고 나면 서열화, 등급화 되는 성적관리 규정상 32명의 영광스런 학생들의 대열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 중 상당수가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자포자기, 자괴감 등에 빠져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고 결국 꿈꾸었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전라남도교육청에서 발행한 「2008 중등교장 연수 자료(2008. 9. 30)」의하면 전라남도 내의 2005년 2월 중학교 졸업생이 대학에 들어간 2008학년도 대학진학 결과를 분석했는데 이 중 서울대학교 합격률을 비교해 보면 중학교 내신 기준 상위 1%의 우수학생 162명 중 19명이 타시·도로 진학하여 서울대에 5%인 1명밖에 합격하지 못한데 비하여 도내 특목고와 비평준화 B지역에 76명이 진학하여 7.9%인 6명이 합격하였고,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A지역에 진학한 학생은 67명이었는데 그 중 17명이 합격하여 25.4%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이 결과를 보면 도내의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A지역에 진학한 경우가 특목고와 비평준화 B지역에 진학한 경우보다 3배 이상, 타시·도로 진학한 경우보다는 5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비평준화 A지역은 목포, 여수, 순천을 제외한 시·군의 공립학교를, 비평준화 B지역은 목포, 여수, 순천을 제외한 시·군의 일부 사립학교를 의미한다.

  자료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도내에서 상0고에 진학한 16명의 학생 중 서울대 1명, 고신대 의예과 1명, 연세대 2명, 고려대 1명, 나머지 11명은 재수하거나 도내로 다시 전학해 왔다. 도내에서 중학교 내신 4% 이내의 최우수 학생들이었지만 기껏 서울대에 1명밖에 합격하지 못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학생들이 내 고장의 고등학교에 진학했더라면 서울대에 합격했거나 적어도 재수는 면하고 수도권 유명 대학에 합격했을 것이다.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우수학생이 몰리는 고등학교보다는 우수학생이 적게 모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함이 서울대 합격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이러한 논리는 서울대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유명 대학 진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이여! 진정 서울대나 수도권의 유명 대학을 꿈꾸고 있다면 멀리 타 시·도나 타 시·군으로 갈 것이 아니라 내 고장 광양에 소재한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광양에 소재한 고등학교 중에서도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고등학교보다는 덜 몰리는 고등학교를 선택함이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 첩경이며 이 지역 교육발전과 인재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