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스마트항만 기획보도 ③] 항만자동화, 유럽에서 미국 거쳐 중국까지
[광양항 스마트항만 기획보도 ③] 항만자동화, 유럽에서 미국 거쳐 중국까지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12.17 18:08
  • 호수 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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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야경

 ‘광양항 자동화항만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인‘한국형 스마트항만’구축사업이 광양항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광양항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양신문은 광양항과 관련된 사업의 이번 예타 통과에 맞춰 자동화항만구축사업이 갖는 의미와 향후 기대효과, 과제 등을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1. 스마트항만이란 무엇인가?

2. 항만자동화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

▶ 3. 주요 해외 자동화항만 운영사례

4. 자동화 항만 구축의 명암...향후 과제

 

자동화‘컨’터미널 역사 시작은 네덜란드

 

해외의 스마트항만 개발 역사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을 시작으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201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이어 2016년 미국 롱비치항이 완전 무인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하고 이듬해 5월 중국도 아시아 최초로 칭다오항을 자동화항만으로 개장하기에 이른다.

네덜란드는 1993년 세계 최초 무인자동화터미널인 ECT(Europe Container Terminal)를 성공적으로 선보인데 이어 2015년에는 안벽크레인까지 무인화해 가장 최첨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APM 터미널과 RWG(Rotterdam World Gateway)를 동시 오픈했다.

로테르담항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물류 △에너지·산업 △항만인프라 △항만도시 △항만전략 등 5개 부문의 로드맵을 수립하고 총 45개의 개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로테르담항은 최근 글로벌 IT 기업인 IBM과 손을 잡고 IoT, AI, 클라우드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전체 운영 환경을 디지털화하는 계획(digitalization initiative)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총 42㎞에 달하는 로테르담항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로테르담항 전 구간에 걸쳐 육지와 해상에 센서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조수의 흐름, 수온, 풍속 및 풍향, 수위, 정박지 가용성 및 가시성 등 다양한 정보는 중앙정보 시스템으로 수집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IBM의 클라우드 기반 IoT 기술에 의해 분석된다. 이를 통해 로테르담항은 선박 대기시간 감소, 화물 처리시간 최소화, 터미널 야드 활용 최적화 등의 효과를 얻게 된다.

 

스마트항만으로 거듭나는 독일 함부르크항만

 

독일 북부 엘베강 하구에 위치한 함부르크항만도‘유럽 제2의 항구’로 불리며 유럽전체 수출 물량의 20%를 처리하고 있다.

이곳 역시‘스마트포트’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항만으로 거듭나고 있다. 함부르크항만공사(HPA) 주도로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물류부문(smartPORT logistics) 12개 프로젝트 △에너지부문(smartPORT energy) 15개 프로젝트가 수행되었거나 수행 중이다.

물류부문은 공급망 최적화와 및 운송 네트워크의 효율성 제고가 목표이고 에너지부문의 목표는 에너지 소비량 감축과 오염물질 배출량 최소화를 추구한다. 

함부르크항은 스마트포트 프로젝트를 통해 선박, 트럭, 크레인, 교통흐름, 인력 등 항만 관련 모든 자원들을 실시간 연계해 항만운영비의 75%를 절감시켰으며, 항만 정체는 15%나 감소시켰다.

함부르크항만은 냉동컨테이너의 모니터링을 완전 자동화하는 CATS Reefer System을 2017년 4월 도입해 매 15분마다 자동으로 냉동컨테이너의 온도 및 습도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항만운영시스템(TOS)과 자동으로 연계된다.

함부르크항의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민관협조체제(Public-Private-Partnership)다. 항만의 주체인 시, 정부와 200여 개의 회사들이 상호 협력하는 독특한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함부르크항은 항만의 관리 면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미래 투아스항만, 스마트 메가포트 프로젝트

 

투아스 항만은 싱가포르가 미래를 걸고 진행 중인 스마트 메가포트 프로젝트다. 지난 2016년 4월 컨테이너 터미널 1단계 공사를 착공했으며 2020년대 초 1단계가 완료돼다. 모두 4단계에 거쳐 30년간 진행되는 이 공사가 2040년 완공되면 연간 최대 6500만 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2016년 싱가포르항에서 처리한 물량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2027년부터 모든 항만 활동을 투아스로 이전할 계획이다.

투아스는 65개 선석이 모두 완전무인자동화로 건설된다. 초대형선은 20척이 접안할 수 있는 규모다. 투아스가 완공되면 세계 경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아스는 터미널 물류시스템의 로보틱 기술 이외에도 그린기술, 드론기술, 선박추적 및 정시 입항기술 등 스마트 기술을 동시 실현하는 걸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투아스 항만을 통해 미래의 항만을 목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 상하이·칭다오·샤먼항, 완전자동화 도입

 

중국은 세계 10대 항만 중 7개를 가지고 있는 세계 1위의 항만대국이며 이 가운데 칭다오항, 상하이항, 샤먼항은 완전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지능형 항만운영 시범지역이다. 이미 칭다오항은 2016년, 상하이항은 2017년에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기술력 수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 12월 개장한 상하이 양산항 4단계 자동화터미널(양산항 4단계)은 배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하역작업부터 트럭에 컨테이너를 싣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 터미널로 칭다오항, 셔먼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개장된 완전자동화 터미널이다.

양산항 4단계는 중국 SIPG와 ZPMC가 상하이 양산도에 공동 개발한 것으로 220만㎡의 면적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이다. 총 길이 2350m의 7개 선석(7만 톤급 2개, 5만 톤급 5개)을 가지고 있으며, 1단계 개장으로 연간 400만TEU 규모를 처리 할 수 있고 이후 완전 개장 시 총 630만 TEU를 처리하는 게 목표다.

2017년 5월 11일부터 1기 2개 선석으로 운영 중인 칭다오항은 아시아 최초의 완전 자동화터미널이다.

칭다오항은 낮은 비용, 완전 스마트화, 높은 효율성 및 안전성, 배출 제로 등의 성과를 이끌어 내면서‘칭다오 모델’이란 수식어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고, 자동화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이곳은 개장 초기 크레인(1기 기준)의 평균 하역작업 효율은 시간 당 26.1박스(Unit)였으나, 몇 달 후엔 시간 당 33.1박스 수준까지 이르더니 급기야 최근에는‘코스코 헬라스(COSCO HELLAS)’호를 대상으로 시간당 42.9박스라는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칭다오항은 안벽크레인, 자동야드 크레인(ASC), 자동운반차량(AGV) 등 주요 설비들의 운행 안정률(Reliablerate)은 이미 99.9%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