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공무원 체납액 징수 ‘진땀’
광양시 공무원 체납액 징수 ‘진땀’
  • 지리산
  • 승인 2007.05.23 19:46
  • 호수 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스톱판까지 찾아 징수…현재 8억원 거둬들여
광양시 공무원들이 지방세 체납액 줄이기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3월 정현복 부시장의 지시로 실시하고 있는 지방세 체납액 줄이기 총력 징수 운동은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해 오는 7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세금 징수 운동은 현재 각 실과소장과 읍면동장의 책임 아래 운영하고 있다. 28개 실과소의 경우 체납액 300만 원 이상을 담당해 6억4600만원의 징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12개 읍·면·동의 경우 체납액 300만 원 이하를 담당하며 25억 4천만 원을 징수가 목표다. 이 밖에도 관외체납자 징수 대책으로 세정과 징수팀에서는 특별 징수 독려반을 편성, 2개반 6명이 분기별로 출장해 징수하고 있다.
 
이에 각 실과소장과 읍면동장들은 격일제로 매일 오전 8시 시청 상황실에서 정현복 부시장 주재로 체납세 징수 보고회를 갖고 있다. 시는 그동안 징수 운동을 펼친 결과 22일 현재 7억9700만원을 징수했다. 이를 살펴보면 실과소에서는 총 2억1300만원, 읍면동에서는 총 5억8400만원을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징수 ‘고스톱판까지 출동’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금 징수로 인해 갖가지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A간부 공무원은 “오전 8시 징수 실적 보고회에 참가해 정 부시장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고 말했다. 그는 “각 실과소의 세금 징수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 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B과의 경우 동네 화투판자리 까지 찾아가 미납자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웃지 못 할 광경도 벌어졌다. C과 어느 공무원은 체납자를 찾아 읍소와 통사정을 한 끝에 체납액 일부를 받아내고 앞으로 조금씩 갚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진땀을 쏟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이미 세금징수를 완료해 짐을 훌훌 털어낸 과도 있다.
 
세금 징수 운동, “공감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세금 징수를 펼친 공무원들은 힘들지만 함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입을 모은다. D 간부 공무원은 “세금을 걷는 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며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던 시민들도 조금씩 납세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돌아다닌 보람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체납자의 형편이 어려워 세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시민들을 좋은 소식으로 만난다면 좋겠지만 민감하고 불편한 사안으로 만나서 불편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냐”며 세금 징수 운동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시에서 너무 과한 과제를 내준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한 공무원은 “세금 징수 운동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가뜩이나 공무원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업무도 도맡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하소연 했다. 

이병철 세무과장은 “각 실과소, 읍면동 별 세금 징수 운동은 그동안 세출에만 관심을 가지고 세입의 중요성에는 그다지 인식하지 않았던 공무원들에게 어느 정도 세금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자기 업무 외에 또 다른 업무를 공무원들이 맡고 있어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지만 특정 기간 동안 징수 독려 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도 납세에 대한 인식을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또, “공무원들이 세금 징수가 힘들다는 것을 알면 예산을 사용하는데도 신중을 기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광양시 세금 공무원, 타 시군보다 열악
 
4월30일 기준으로 전남도내 시군별 징수현황을 살펴보면 광양시는 타 시군에 비해 징수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시는 연간 목표액 1184억여 원에서 660여억 원을 부과, 이중 610억여 원을 징수했다. 미수액은 약 51억 원으로 징수율이 91% 정도이다. 순천시의 경우 년간 목표액은 1007억여 원으로 456억여원을 부과해 325억여 원을 징수, 71.6% 징수율을 보이고 있다. 여수시는 794억여 원을 부과해 656억여 원을 징수, 82%의 징수율을 보이고 있다. 징수율로만 따진다면 광양시는 전남도내에서 강진군(94.1%), 장흥군(92.2%)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세무담당 공무원은 적은 편이다. 인근 나주시와 목포시가 49명, 순천시가 51명의 세무담당 공무원이 근무하는 반면 광양시는 3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병철 과장은 “광양시가 적은 인원으로도 90%이상 징수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세무 담당 공무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복 부시장은 “세금은 누구나 내야하는 의무다”며 “세금을 내지 않고 시민의 권리를 누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부시장은 “징수기간 동안 공무원들이 징수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시민들이 세금 징수에 적극 협력하는 모양을 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