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 해외연수, 외유 논란
광양시의회 해외연수, 외유 논란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5.31 09:20
  • 호수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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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터 7박 8일간 유럽 견학
광양시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놓고 외유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양시의회 의원 일부는 지난 29일 7박 8일 동안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위한 서유럽 선진도시 방문이라는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최근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 의원들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외유로 말썽을 빚고 있어 광양시의회의 이번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연수에는 김수성 의장을 비롯, 박노신ㆍ서경식ㆍ장명완ㆍ이서기ㆍ김영심 의원과 의회 직원 2명이 참여했다. 이번 연수에는 또 장성군의회 의원들과 강원도 동해시의원들도 함께 떠나는 합동 연수로 실시된다. 3개 시군의회는 이번 연수를 자치행정연수원에 위탁했으며 자치행정연수원 이현동 과장이 인솔한다.

시의회 해외 연수 일정을 살펴보면 의원들은 6월 5일까지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4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의원들은 연수 기간 동안 △영국 런던 써레이 주의회(5월30일) △프랑스 파리 쓰레기 처리조합, 도심공원조성 및 편의시설 관련 시찰(31일)ㆍ신도시 개발지역 시찰(6월1일) △스위스 로잔 루체른 관광지 조성 사례 시찰(2일) △독일 프랑크 프르트 비스바덴 하수종말처리장 견학(3일), 괴테노인시설(4일)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연수 경비는 일인당 약 298만원. 이중 21만원은 의원들의 자부담이다. 의원들은 이번 연수 기간 동안 “지방의회제도ㆍ역할ㆍ기능 및 운영방식과 쓰레기 절감방안, 노인복지 실태를 비교, 분석해 의정활동에 접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시의회, “놀러가는것아니다”
 
그러나 이번 해외 연수를 놓고 의원 사이에서도 연기 여부를 논하는 등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전국적으로 해외 연수에 대한 따가운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데 지금 간다면 취지가 좋더라도 시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노신 운영위원장은 외유라는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외유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연수는 지방의회의원 전문연수기관인 자치행정연수원에서 주관해 실시하는 것이다”면서 “장성군의회와 동해시의회가 함께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또 “만일 우리시의원만 간다면 외유 의혹도 있을 수 있으나 3개 시군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가 견제와 긴장 관계가 유지 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일정 연기에 대해서도 “지금 일정을 연기하면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것은 물론, 타 시군과의 약속 등으로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지금 연기한다면 시민들은 외유로 보지 않겠느냐”며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절대 외유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대로 추진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회 관계자는 “소나기는 우선 피하고 보는 것이 정석인데 위약금이나 다른 시군의회와의 약속 때문에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여행사를 통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행정연수원에 위탁해 실시하는 것인 만큼 의원들이 좋은 것을 배우고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민들 “해외연수, 문제점 많아”
 
그러나 의원들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마동에 사는 한 시민은 “지금 광양시는 의원들이 발의한 도시개정조례안을 놓고 시민들끼리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도 의원들은 한가롭게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시민은 “꼭 외국으로 나가야만 배울 수 있는 것이냐”며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읍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현재 공무원과 의원들이 외유로 망신살을 뻗치고 있는데 광양시의회도 이번 망신에 동참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외국을 수없이 다녀온 의원들이 제대로 배워서 접목해본 적이 있느냐”며 맹렬히 비판했다.
 
해외연수보고서 귀국 후 15일 이내 제출
 
광양시의회는 지난 15일 이번 해외연수와 관련, 정현완 의원을 위원장으로 의원 2명, 교수 1명, 사회단체 대표 2명 등 5명으로 구성해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가결했다.

심사위는 지난해 11월 제정된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 중 개정규칙표준안과 광양시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이 안을 살펴보면 ‘지방의회 의원들이 공무국회여행을 할 경우 지방의회의원, 대학교수,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정현완 의원은 “심사위를 개최한 결과 국내외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다 보면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선진지 견학 필요성이 있어서 가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은 귀국 후 15일 이내에 공무국외여행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시민들은 의원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해외연수가 얼마나 알찬 연수였는지 단단히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