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도시로, 한걸음 더 나갔다
무장애도시로, 한걸음 더 나갔다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7.02 18:08
  • 호수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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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섭 시의원, 수어 조례 제정
“지역 사회 수준 높이는 길”
광양시 등록장애인 7801명
청각·언어 장애, 2번째로 많아
△박문섭 의원
△박문섭 의원

지난달 21일 열린 광양시의회 제319회 제1차 정례회에서 광양시가 무장애 도시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특별한 조례안이 통과돼 눈길을 끌었다. 박문섭 시의원이 발의한 ‘광양시 한국수어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이다. 

해당 조례안은 청각·언어 장애인들의 언어권을 보장해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수어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 △공공기관 행사 시 수어통역 지원 △청각장애인용 편의시설 설치 △수어 교육 및 홍보 등이 담겼다. 

이번 조례안을 통해 광양시 청각·언어장애인들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광양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총 7801명이며, 이중 수화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언어장애인은 1102명으로 전체 장애인 중 15%에 달한다. 지체 장애인 다음으로 많은 장애유형이다. 

그럼에도 청각·언어장애인들은 타 장애에 비해 인식이나 지원 등이 부족한 실정에 놓여왔다. 의사소통 방식이 다른 탓에 고유한 ‘농문화’가 발달하면서 지원이나 혜택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보다는 그들끼리 어울리게 된 탓이다. 이에 사회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조례안을 발의한 박문섭 의원은 “먼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고 해서 지원이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며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 적극적인 행정으로 수요를 맞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수준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문제”라며 “광양시가 무장애도시를 선포한 만큼 누구나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선도적인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시행 전임에도 광양시는 곧바로 행동에 나서며 필요성을 공감했다. 지난달 25일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73주년 기념행사’에서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전부터 필요성을 공감하고 수어 통역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며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수어 통역이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조례와 같거나 유사한 조례를 갖춘 지자체는 인근 순천시, 여수시를 비롯해 전국 1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