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까지 갔던 포트엘,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
‘직장폐쇄’까지 갔던 포트엘,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9.04 08:30
  • 호수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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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교섭 시작 3주 만에 합의
주요쟁점 ‘용퇴’ 노조요구 수용
오는 6일, 노조원 찬반투표 진행
△ 포스코 사내하청지회가 지난 6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포스코 사내하청지회가 지난 6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자 직장폐쇄를 꺼내들며 갈등이 극에 치달았던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포트엘 노사가 임금교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광양시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포트엘분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청지회 사무실에서 노사가 교섭을 갖고 ‘2022년 임금교섭 의견 일치안’에 서명했다. 

앞서 포트엘분회는 지난 6월 10일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파업선언 이틀 뒤 곧바로 직장폐쇄로 대응하면서 사태가 두달여 동안 지속됐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결국 광양시가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TF팀을 구성해 양측 갈등을 중재하기로 하면서 포트엘 분회는 총파업을 중단하고 한 달간 ‘성실교섭 및 평화기간’을 가졌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2021년 기준으로 기본급, 직능기초급 동결 △임금교섭 타결금 100만원 △성과금 100만원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에 따른 용퇴 △상호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선 24일 교섭은 잠정 타결됐으나 노사가 성과금에 대한 단서조항을 두고 해석 차이를 보이며 잠정합의안 작성이 일주일가량 연기됐다. 

노사 양측이 교섭기간 동안 가장 큰 입장차를 보인 용퇴 문제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포트엘은 그룹장 등 직책이 있는 보직자들이 만 56세 이상이 되면 보직을 내려놓는 ‘용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사측이 급작스럽게 이 제도를 비조합원에겐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노측과 갈등이 커져왔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노사가 용퇴제도를 단체협약과 인사규정에 명시된 대로 따르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잠정합의안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6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이번 주 내로 임금협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광양제철소 앞에 세워진 천막농성장은 계속 유지된다. 포트엘을 제외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4개사는 여전히 교섭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 관계자들은 가장 갈등의 골이 깊었던 포트엘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나머지 4곳도 합의 도출까지 머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