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골·때·녀…전남드래곤즈 여자 풋살팀 ‘SKY’
광양 골·때·녀…전남드래곤즈 여자 풋살팀 ‘SKY’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9.08 16:39
  • 호수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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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좋아 모인 2030 여전사들
10월 K리그 퀸컵 앞두고 구슬땀
“끈끈한 조직력 승부, 우승 도전”
△ 전남드래곤즈 여자 풋살팀 ‘sky’.
△ 전남드래곤즈 여자 풋살팀 ‘sky’.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의 안방 예능은 ‘스포츠’가 자리 잡았다. 전직 국가대표나 스타 출신 스포츠 선수들이 다양한 재능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모든 방송국은 스포츠 선수들을 섭외하기 바빴다. 이런 열풍을 타고 ‘스포츠’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신조어 ‘스포테이너’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에 없던 방송 프로그램들이 등장하자 방송사들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내기 이르렀다. 바로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되던 ‘스포츠’에 ‘여성’들이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파일럿 형태로 시작한 프로그램들은 호평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특히 여자축구예능인 ‘골 때리는 그녀들’은 출연자들이 스포츠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에 시즌을 거듭할수록 인기를 끌었다. 

이런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누리자 ‘여자 축구’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축구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축구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고 그렇게 전국 곳곳에 여자 축구팀이 생겨났다. 

여순광(여수·순천·광양)에서 활동하는 여자 풋살팀 ‘SKY’도 송하늘 주장 주도하에 지난해 7월 창단했다. 

 

여성풋살팀 ‘스카이’

팀 스카이는 전남 동부권 3개시 여수·순천·광양에서 풋살에 관심있는 2030 여성들로 구성됐다. 창단하자마자 가입 문의가 이어지며 벌써 회원수가 23명에 달한다. 아무래도 취미가 비슷한 또래로 이뤄져 있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서로 시간을 맞춰 야유회도 다니는 등 동호회 활동뿐만 아니라 사적인 친분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많은 가입 문의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추가 인원을 받지 않고 있다. 

빠르게 동호회가 성장하곤 있지만 연습 경기 상대가 많지 않아 고민이다. 지역 내 2~3팀 정도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데다 경기 시간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연습경기가 필요하면 친분이 있는 남성 팀과 경기를 갖기도 한다. 아무래도 몸을 많이 쓰는 격한 스포츠이다 보니 부상도 걱정이다. 아직까지 부상당한 회원은 없지만,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취미생활을 즐겁게 이어가는 게 이들의 목표다. 

바라는 게 있냐고 묻자 SKY팀의 주장 송하늘 선수는 “다른 무엇보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함께 풋살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 퀸컵(K-WIN CUP) 참가를 위한 출정식.
△ 퀸컵(K-WIN CUP) 참가를 위한 출정식.

전남 드래곤즈와 만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여자 축구 저변이 확대되기 시작하자 지난 2010년 시작한 퀸컵(K-WIN CUP)을 지난해부터 성인 여성 풋살 대회로 개편했다. 컨셉을 바꾸고 K리그 팀과 지역의 여자 풋살팀이 협업해 출정식부터 훈련지원, 대회 참가까지 통합 마케팅을 독려했다. 지난 2022년은 12개 팀이 K리그 팀과 연계해 대회에 나섰지만 올해는 22개팀이 대회에 나선다. 

전남 드래곤즈도 여성 축구팀을 찾던 중 지역 내에서 활동하던 ‘SKY’팀과 협약을 맺고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유니폼이나 축구용품 등 장비는 물론이고 연습을 위한 풋살장 대관비와 식수와 음료, 간식 등 대회 준비에 전반적인 모든 것들을 지원한다. 지난 2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김천상무와 홈경기에서 선수단을 경기장으로 초청해 공식 출정식을 진행했다. 

송하늘 주장은 출정식에서 “전남드래곤즈의 유니폼을 입고 2023 K리그 여자축구 퀸컵에 참가하여 매우 기쁘고 설렌다”며 “이번 대회 출전을 통해 전남드래곤즈 여성풋살팀의 막강한 실력을 K리그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퀸컵 출전…“조직력 보여줄 것”

이번 대회에는 규정에 따라 12명이 한 팀으로 출전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등록된 경우 출전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어 광양여고 축구부 출신인 김소현 선수가 코치를 맡았다.

이들은 대회를 앞두고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개인 역량 등이 부족한 부분은 약점이다. 

△ 김소현 코치(좌), 송하늘 주장
△ 김소현 코치(좌), 송하늘 주장

팀이 창단된 지 오래되지 않아 발 맞춘 시간이 타 팀만큼 길지 않다 보니 훈련을 통한 조직력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개인 시간을 투자해 주 3회 2시간씩 드리블, 패스 등 연습과 자체 청백전 등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한다. 전남드래곤즈도 대회 출전 전 구단 선수들에게 부탁해 일대일 코칭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송 주장은 “수도권이나 광역권은 창단한 지 5년도 넘어가는 실력있는 팀들이 많지만 우리 팀만의 분위기를 살려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준비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2023 퀸컵(K-WIN CUP)은 오는 10월 14일, 15일 양일간 충북 제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