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돌입하나
포스코 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돌입하나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9.08 17:07
  • 호수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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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의, 쟁의발생 안건 가결
노조, “사측, 불성실 태도로 교섭”
사측, 교섭 결렬 철회·복귀 요청
시민들, 초유 사태…복잡한 심경
△ 포스코 노조가 지난 6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 포스코 노조가 지난 6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포스코 노동조합이 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발생 안건을 의결하면서 창사 이후 첫 파업 돌입 여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 발생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노조는 쟁의 발생에 대해 52명이 찬성하고 41명이 반대하며 해당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포스코 노조는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하고 광양제철소 1문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는 경찰추산 조합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파업 수순으로 돌입한 가운데 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 포스코 노조가 지난 6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 포스코 노조가 지난 6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노조는 투쟁결의문에서 “5월부터 3개월간 20차례 교섭에서 노측의 최종결정권자는 다섯 차례나 직접 교섭에 참석했지만 사측 결정권자인 김학동 부회장은 한차례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8월 23일까지 제시안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으나 가장 중요한 베이스 업과 자사주 없이 조합 요구안 23건 중 5건만 가져오는 말장난으로 조합원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의있는 임금성 제시안 제시 △모든 임단협 요구안 관철 △불성실한 교섭 태도 사과 등을 요구했다. 

한편 포스코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자 지역사회는 복잡한 심경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광양 국가산단에 입주한 기업체 중 대부분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파업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민들이 대다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번 협상테이블에 앉은 노조 집행부가 기존 노조에 비해 강성으로 알려져 파업 돌입에 대한 가능성도 있다는 것. 

포스코 자회사에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근무나 작업방식 등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해 보인다”며 “설마하는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르는 지경까지 오니 다소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파업에 돌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광양시민 중 다수가 포스코에 근무하고 있어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사측과 20회에 걸쳐 임금 및 단체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큰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사측은 교섭 복귀를 지속 요청하며 원만히 타결할 것을 요청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20차 교섭에서 회사안을 일부 제시했으며, 임금 인상률 등을 추가로 제시하겠다고 일정을 밝혔으나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며 “지속적으로 교섭 복귀를 요청하고 성실한 교섭을 통해 원만히 타결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노동조합은 약 1만1000명이 가입해있으며, 광양제철소는 5000여명, 포항제철소는 6000여명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