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상식] 추석 명절이 걱정인, 김 씨 부부 이야기
[세무상식] 추석 명절이 걱정인, 김 씨 부부 이야기
  • 광양뉴스
  • 승인 2023.09.15 17:36
  • 호수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원 세무사
•세무법인 다솔

올해 70세인 김 씨 부부는 장남인 아들 1명, 딸 2명이며, 자녀들은 모두 결혼했다. 장남은 고향인 광양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고, 둘째는 광주에서, 셋째는 서울에서 살고 있다.

김평수 씨는 명절을 앞두고 자녀들이 온다고 하니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지난 설날에 있었던 언짢은 기억으로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언짢은 사연인즉, 3년 전에 김 씨는 수십 년간 경작한 농지를 3억원에 팔았다. 그중 1억원을 큰아들 집 대출금을 갚으라고 줬는데 지난 설날에 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됐고, 대출이 있었던 딸들이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을 비쳤다는 것이다.

김 씨도 어쩔 수 없는 게, 아들한테 1억 주고 나머지 2억원은 집을 새로 신축하는 건축비로 사용했기에 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었다.

‘대기업 회장도 아니고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나?

김 씨는 ‘평생 모은 재산은 2년 전에 새로 지은 집 한 채와 농지 800평, 그것을 다 합쳐 평생 모은 재산이 8억원 정도인데…. 내가 대기업 회장도 아니고 이깟 재산 가지고 머리 아파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 재산 내 마음대로 한다는데 자식들이 무슨 상관인가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암튼 이번 일을 계기로 미리 재산 관계를 잘 정리해야 내가 없더라도 가족 간에 불화 없이 잘 지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집은 장남에게 주고 싶다!

김 씨 부부의 공통된 생각은 다른 재산은 공평하게 나누더라도 살던 집은 꼭 아들한테 온전히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평소 잘 아는 선배 세무사를 찾아가서 세금 문제와 절차를 상의하게 됐다.

세무사가 말하기를 10억원까지는 상속세가 없으므로 지금 전체재산이 8억원 정도면 상속세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서 주면 증여세를 아들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3억 정도 되는 집을 장남에게 미리 주면 증여세가 약 4000만원 정도가 나온다는 말을들은 김 씨는 사전에 증여하기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부모사망 후 가족들 도장 받는 일인데…

김 씨도 살아오면서 주변에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어봐서 알고 있다. 사망 후에 재산분할을 하려고 형제간에 도장을 받는 일이 얼마나 속상하고 복잡한 일인지…. 그래서 미리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건데, 세금이 너무 많아 답답한 마음뿐이다.

지인들은 변호사를 찾아가서 공증을 받으라는 조언을 받기는 했지만 말이 쉽지 공증도 변호사를 찾아가는 것도 어색하고 증인 2명이나 세워야 한다고 하고 공증비용을 얼마가 들지도 모르고….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나처럼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전문가의 조언 “이럴 때

합유 등기 절세법을 써보세요”

김 씨의 고민을 알던 퇴직공무원인 최 국장이 이런 조언을 해 주었다. 본인도 똑같은 상황이었는데 박 세무사의 도움으로 해결했던 방법을 알려주었다.

결론적으로 증여세 한 푼 안 내고 증여하고 사망 후에도 다른 형제들 도장 없이 주택등기를 100% 할 수 있는 “합유 등기”라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합유라는 것은 공동으로 소유하다가 한사람이 사망하면 그 나머지 사람에게 지분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등기방법이다.

즉 지금 3억원짜리 주택 지분이 10% 정도면 3000만원이고, 그 지분만 아들한테 증여하면 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없으니 증여세가 없게 되고, 차후 김 씨가 사망하면 김 씨의 주택지분 90%는 딸들 도장 없이 장남에게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증도 필요 없다.

하나 더 “종중재산도 합유 등기로

바꾸면 내 재산에서 빠진다”

김 씨는 10년간 종중 총무를 맡고 있는데 명절이 다가오면 걱정이 하나 더 있다. 종중 선산을 종중 어른 3명으로 1/3씩 공동 등기돼 있는데…. 공동명의자인 당숙께서 명절 인사를 하러 갈 때마다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왜 종중재산에 내 명의를 넣어서 내 개인 재산과 합쳐서 세금이 중과세되고, 또 그것 때문에 노령연금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종중재산이 종중원 개인 이름으로 공동 등기돼 있다면 합유 등기라는 방법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개인재산에서 빠지게 되고 개인재산과 세금이 합산되지 않기 때문에 활용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