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 주차장 단풍나무가 물들고 있다. 예전에 비해 곱고 짙은 단풍은 아니어도 적당히 가을을 느끼게는 한다. 단풍이 잘 들기 위해서는 전후로 시원한 날씨가 중요한데 높은 기온 탓에 올해는 시기도 늦어지고 색감도 좋지 않다. 이런 현상이 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짙고 화려한 단풍을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벌써 올해도 10월을 빼면 딸랑 두 장의 달력만 남는다.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면서 이제는 경제도 관광도, 그 모든 것들이 살아나서 우리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출발한 2023년이었다.
하지만 서민의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혹독한 시련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듯 느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코로나 지원금으로 연명한 소상공인들이 이제는 높은 이자율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필자가 잘 아는 지인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사업자등록이 취소되어 날일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국가의 지원책이지만 아직까지 속 시원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일지는 몰랐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크게만 들린다.
광양신문처럼 지방분권의 선봉장에 선 풀뿌리 지역신문의 어려움도 심각한 실정이다. 2004년 만들어진 지역신문지원법에 의해 지원되고 있는 기금이 초기 200억원에서 지금은 고작 80억원 정도다. 윤 정부에서는 늘어날 기미가 없어 보이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다소 희망을 걸어 본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광양신문이 창간 24주년을 맞았다. 1999년 창간한 광양신문은 그동안 광양시민과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왔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양신문 뿐만 아니라 광양신문을 사랑하는 독자와 시민들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창간 24주년을 맞기까지 응원해 주신 독자여러분과 시민들께 감사를 드린다. 지역언론의 존재 근거는 독자의 사랑과 신뢰다. 독자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신뢰받지 못하는 언론은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한다고 볼 수 없다. 광양신문이 24년 동안 광양시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호흡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진 것은 독자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
광양신문은 올해도 많은 일을 해왔다. ‘윤동주 정병욱 글쓰기 그리기 대회’를 16회째 개최해 윤동주와 광양사람 정병욱의 관계를 조명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공모전으로 개최한 이후 올해까지 공모전으로 열어 광양을 넘어 전국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3월 27일에는 지령 1000호를 광양지역 최초로 발행하는 역사적인 날을 맞기도 했다.
지역신문에서 1000호의 의미는 횟수보다는 지역의 역사 기록에 있다. 광양신문을 보면 광양의 역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올해는 경영적인 측면의 성과도 있었다. 지역신문 수입구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영상 콘텐츠 사업의 매출이 늘어난 것은 희망적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와 집중이 필요한 분야임을 실감한 한해였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16년 연속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대상 신문사로 선정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광양신문을 뒤돌아보면 아직도 부족함이 너무 많다.
특히 취재인력의 부족으로 다변화 되어 가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있는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광양신문은 지역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다시한번 광양신문을 아껴주고 후원해 주신 독자여러분과 시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