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간 어때요?…‘Y카페’
이런 공간 어때요?…‘Y카페’
  • 광양뉴스
  • 승인 2023.11.10 17:35
  • 호수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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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앞에도 생기면 좋겠어요”
청소년 위한 무료 카페, 만족도 높아

광양중학교 정문 건너편에 위치한 광양YMCA 회관 1층에는 청소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Y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청소년과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특히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들이 맘놓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카페다. 

이곳에는 넉넉한 테이블과 의자, 음료와 아이스크림, 간식이 항상 준비돼 있고 영상 촬영, 노래, 공연을 할 수 있는 시설부터 원한다면 파티까지 열 수 있는 청소년 맞춤 공간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곳이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후원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을 이곳의 운영비로 쓰고 있는데 덕분에 관리자가 상주하며 청소년들을 살필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들을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내어줄 수 있다. 

올해 2월에 문을 열었는데 시민들과 아이들의 반응이 무척 뜨겁다.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까지 애매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많고 친구들과 약속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와이카페에서 만난다. 이곳에서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재미있는 놀이도 즐긴다. 갈 곳이 없는 위기 청소년들도 이곳에 오면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관리자들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발걸음을 떼기도 한다. 

관리자의 상주로 또래 폭력이나 갈등이 차단된다는 점도 이곳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용돈이 부족한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부담 없이 음료를 마시고 간식도 나눠 먹을 수 있다보니 중마동, 금호동, 옥곡 등 먼 거리에서도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김정운 사무총장은 “이곳을 찾는 친구들은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실험적으로 운영해 본 공간인데 아이들의 호응과 시민들의 후원을 보면 다른 지역에도 운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카페가 문을 열고 난 후 시간을 내어 직접 봉사해주시는 분들과 기부자들도 늘고 있다”며 “꼭 규모가 대단하고 시설이 대단하지 않아도 우리 청소년들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공간도 아이들에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청소년들이 날씨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몸을 움직이고 문화 체험을 하며 어른들, 또래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부모 품에서 자라고 있다면 청소년도 아동”

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유아부터 청소년 분야에서 27년째 현장에 몸 담고 있는 김정운 YMCA 사무총장(이하 김 총장)을 지난 2일, 광양읍에 위치하고 있는 YMCA회관에서 만났다. 

김 총장은 광양시의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은 육아를 하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광양시보육재단 설립 후 유아들의 생애주기에 따라 현물 지원 및 체험의 기회와 관련 기관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보육의 대상이 7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7세 이하의 아이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 총장은 “보육은 말 그대로 우리 아이들이 독립하기 전까지의 상태, 부모 품에 있을 때까지라고 봐야할 것”이라며 “미취학 아동 뿐안 아니라 초등, 중등, 고등학생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연속성을 가진 정책을 펼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양시의 청소년 관련 시설 부족도 지적했다. 현재 청소년들을 위한 기관은 수련관, 문화의집, 수련원, 유스호스텔, 아영장, 특화시설 6종류가 있는데 이 중 수련관은 시군구 1개소 이상, 문화의집은 읍면동에 1개소씩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광양시의 경우 10월에 문을 연 금호동 문화의집을 포함해 겨우 청소년문화의집(광양읍), 청소년문화센터(중동) 등 겨우 3곳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법에서 정해놓은 수준에 한참 미달된 상황이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 결국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인으로 나가는데 정책들이 너무 출산과 육아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청소년들의 놀 권리, 안전할 권리, 행복할 권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청소년문화센터 수영장의 공간을 광양시 청소년들의 놀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신체를 마음껏 움직이고 문화생활과 또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으고 있다”면서 “이런 시설을 시작으로 더 많은 청소년 공간들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혜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