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칼럼] 위기와 기회, 그리고 나이
[위기관리칼럼] 위기와 기회, 그리고 나이
  • 광양뉴스
  • 승인 2023.12.08 18:12
  • 호수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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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 ‘나쁜 습관 다루기’저자
김해원 작가 / ‘나쁜 습관 다루기’저자

인생은 고통이라는 말이 있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苦痛)이라는 말이다. 그런 고통의 삶에 위기까지 덮친다면 심적인 고통이 가중되게 된다. 그런데 연륜이 더해질수록 인생의 고수가 되는데, 왜 연륜이 더해질수록 고통이 더욱 가중되는 것일까? 아마도 연륜이 더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세상 물정 모를 때는 무서울 것 하나 없었다. 그런데 중년에 이르니 그간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고통이 더해지는 것을 느낀다. 왜, 57년(2만805일)을 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달인이 되지 못하고 초보 인생을 사는 것 마냥 더 많은 고통을 느끼게 될까?

고통은 위기가 주는 감정이다. 그래서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다. 그러므로 고통의 순간이 도래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하고, 고통의 순간에 처했다면 그 고통의 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그 고통의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가 온다.

즉 뭔가 특별한 것을 얻고 특정한 자리에 오르고 특별한 부를 축척하는 것이 기회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통이 없는 안정되고 평안한 순간이 기회의 순간이다. 있던 것이 없어지고 없던 것이 생기면 우리는 위기 혹은 기회라고 말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없어지거나 생겨서 위기와 기회가 생기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없어도 없다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를 행하는 것이 위기를 줄이는 길이다.

또 없던 것이 생겨도 그 생긴 것에 크게 집착하지 않고 평소처럼 자신이 마땅히 행해야 하는 도리를 행하는 것이 기회를 늘리는 길이다. 어둠이 없으면 밤이 아니듯 위기가 없으면 위기가 아니다. 또 어둠이 없으면 대낮이듯 위기가 없는 것 자체가 기회이다.

앞서 연륜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인생의 고통이 커지는 이유는 연륜이 더해질수록 앎의 영역이 넓어지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삶이 더해질수록 인생의 고통이 가중된다면 아는 것을 내려 놓고 생각 속에 쌓인 무수히 많은 생각을 비워야 한다.

마음을 비우면 고통도 사라지고 움켜잡은 욕망의 끈을 놓으면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찾아 든다. 흔히 위기가 없으면 기회라고 말하지만 위기 안에는 이미 기회가 있다. 그러므로 위기 속에서 위기를 보지 말고 기회를 봐야 한다. 사실 위기가 큰 만큼 기회도 크다. 이는 위험 부담이 크면 클수록 더 큰 이익을 보게 되는 투자의 이치와 같다.

그러므로 위기에 처했다면 그 위기 안에 어떤 기회가 숨어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서 이를 제거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위기이고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기회이다.

지금 힘든 위기의 순간에 처해 있다면 그 속에 반드시 기회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현재 기회에 처해 있다면 그 기회 안에 위기가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위기와 기회 그리고 나이가 공존하고 병존하며 상생하는 삶이 우리네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