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 ‘KTX타고 부산까지’ 갈 수 있을까
광양시민 ‘KTX타고 부산까지’ 갈 수 있을까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1.02 08:30
  • 호수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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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보고서 긍정적 반응, 기대감↑
‘걸림돌’ 정차거리, 설치기준 충족
많이 정차할수록, 비용편익 커져

내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경전선 KTX-이음 열차가 광양역에 정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역간 거리마저 설치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광양역 정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광양시는 지난달 28일 시청 2층 상황실에서 ‘KTX 광양역 정차 타당성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중간보고회에서 경제적, 재무적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검토된 가운데 최대 관건이었던 역간 정차거리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을 맡아 진행한 (사)대중교통포럼과 ㈜선구엔지니어링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 보통 여객정거장 설치 역간거리 기준은 4~8km에 해당한다. 광양역의 경우 운행 예정열차인 ktx-이음의 경우 최대속도가 260km인 점을 감안하면 보통 여객정거장 기준을 적용한다. 

광양역과 순천역의 거리는 8.1km로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설치기준을 충족한다. 여기에 현재 확정된 부전~사상 구간은 6.8km이며 정차 예정인 사상~김해공항(미정)은 3.3km로 광양~순천보다 짧은 구간이 존재한다. 

앞서 지난해 6월 실시한 비용편익 분석 결과에서도 광양역 정차가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양역에 서지 않을 때 비용편익은 1.16이었으나 3회, 5회 정차시 1.18로 올랐으며 10회 정차할 경우 1.19까지 상승했다. 광양역에 정차할 경우 기존 노선을 활용해 건설 비용이 대폭 절감되기 때문이다. 

용역 발표를 진행한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최근 한국철도공사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형평성, 경제성 같은 지표 외에도 광양시가 전남의 핵심 경제거점인 것을 감안해 정차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경전선 광양역 정차가 결정된다면 광양에서 기차를 이용해 부산까지 1시간 30분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2030년 개통 예정인 광주~순천 구간 공사가 완료되면 광주까지도 열차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서울까지 연결은 광양역 정차가 이뤄진 이후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단계적으로 연결선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 같은 용역 결과에 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은 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과 신판주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자체의 선제적인 용역 발주를 칭찬하면서 현실적인 대응방향과 보완점 등을 제시했다. 

이호 본부장은 “200km/h이상으로 운행하는 고속화 철도의 경우 정부가 정차역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같은 노선에 더 짧은 정차역이 있어 충분히 어필가능할 것”이라며 “비용편익은 당연한 부분이기에 시민들이 순천역을 이용할 때와 광양역을 이용할 경우를 나눠 시간 절감이나 이용률 상승 등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면 설득에 용이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단계에선 정차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전라선이나 남부내륙철과 연결선 등은 정부나 타지자체에서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면 연합체나 협력체 등을 구성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인화 시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시민 7만명 서명 전달, 관계부서 방문 청원 등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번 용역결과로 얻어진 이론적인 근거를 토대로 제시하면서 정차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