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에 굴하지 않고 조합원 결속 다질 것”
“협박에 굴하지 않고 조합원 결속 다질 것”
  • 박주식
  • 승인 2008.11.20 09:44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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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 훈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양지역지회장
지역 내 강경노조로 인식되며 수차례 파업투쟁의 악순환을 거쳐 최근에서야 노사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노사 공동 발전을 논의하던 삼화산업 노조가 지난 9월 회사청산 방침에 맞서 또다시 강경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화산업과 원청사 포스코를 상대로 금속노조 인정과 노동기본권 보장, 회사 청산 방침 철회와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는 안지훈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양지역지회장을 만나 삼화산업 노사 문제의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노동조합 활동은 언제부터

▲1995년 삼화산업에 입사했고 3개월 수습기간이 끝나는 날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노동자이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했다. 당시엔 직원들 대부분이 사주가 돈을 너무 많이 가져간다고 생각했다. 현장은 항상 인원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어렵다며 직원들의 양보를 요구했다 그래서 노조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동안 삼화산업 노사가 유독 갈등이 심했는데

▲89년 3월 설립된 삼화산업 노동조합은 그동안 3차례 걸친 파업이 있었다. 처음은 ‘92년 으로 조합 틀을 갖추고 저임금에 맞서 단체행동을 벌였다. 두 번째는 ’98년 현장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발견돼 관리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노사가 대립했었다. 세 번째는 2001년 단체협상 갱신을 위해 교섭을 진행하는데 사측에서 후퇴된 개악안을 들고 나옴에 따라 이에 반발해  현장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2001년부터 진행된 노사갈등은 노사 양측이 싸우면 서로 이익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노사가 공히 반성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키 위해 노력했다.
 
△다시 관계가 악화된 이유는

▲회사와는 협력관계가 마련됐지만 포스코와의 관계가 남아있었다. 어렵게 노사협력관계 구축했는데 포스코가 회사를 압박했다. 매년 근무인력을 몇 십 명씩 계약해지했고, 지난해 말부턴 기업별 노조 전환을 추진하며 삼화도 포함했다. 기업별노조 전환에 맞서 쟁의권을 갖게 되자 주주 청산얘기가 나왔다. 청산을 하게 되면 고용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보장받기 위해 다시 목소리를 내게 됐다.
 
△회사 청산문제와 대응은

▲지난 10월로 청산하겠다던 당초 계획에서 12월 포스코와의 계약만료 이전에 청산 하겠는 게 현재까지 파악된 사주의 뜻이다.
회사는 청산이라고 하지만 회사에 변화가 생긴다면 매각 쪽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매각된다면 고용승계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기업별노조로 전환하면 회사정리 않겠다는 회사의 협박에 대해 굴하지 않고 조합원의 결속을 다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
 
△기업별노조 전환에 대한 생각은

▲포스코의 노조와해 정책이다. 최근까지 함께 잘나가던 삼화 노사가 포스코의 계약해지와 노동조합 압박 앞에 모든 것이 공염불이 되고 있다.
포스코로부터 자주성을 지키기 위한 그동안의 활동은 노동자 들이 스스로 권익보호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삼화산업의 근로조건은

▲포스코는 협력업체 임금을 원청의 70% 맞추겠다고 했지만 삼화산업 15년차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내년엔 삼화산업 전 직원이 최저임금에 걸린다. 복지혜택이나 성과배분은 일체 없다. 포스코가 잘해주는 척 포장하고 있으나 3조3교대를 하고도 겨우 3천 만 원 수준이다. 도시락 배달이 쉬는 명절이면 라면 먹고 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에 바람이 있다면

▲원하청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협력업체들에게도 최소한의 성과 배분이나 복지혜택, 학자금 등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먼저 해주고 노사평화 얘기해야한다.
또 현장 인원은 부족한데 회사는 늘 적자라고 얘기 하는 것 이해 할 수 없다. 일정부분 경영공개가 이뤄져야 근로자들도 납득할 수 있다.
현재 현장 곳곳에선 여러가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가 시행한 아웃소싱도 임금을 70%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했으나 올해는 60%대 수준이며 내년엔 58%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란 예상이다. 당사자들은 약속들이 안 지켜진다며 포스코 그만둔 것을 땅을 치며 통곡한다. 포스코가 이런 것들을 시정해 갔으면 한다.
 
△그동안 활동에 대한 소회와 각오

▲2~3년 전까진 삼화 노조가 협력사 전체 입장을 대변하고 있어 나머지 협력업체들이 보장을 받고 있다며 말은 못 하지만 고맙게 생각한다는 평가였다. 꾸준히 이끌고 가주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삼화가 접으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될 것이란 얘기였다.

또 노동자 의식 전혀 없던 상황에서 꾸준히 활동하다보니 노동자 누구나가 노동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끌어 낸 것은 큰 성과다. 지금은 노동조합의 사활이 걸려있는 상황이다. 노조를 정상화 시키는데 최대한 역점을 두고 꾸준한 활동을 펼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