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어린이집 폐원 방침에 학부모 강력 반발
YMCA어린이집 폐원 방침에 학부모 강력 반발
  • 이성훈
  • 승인 2007.11.29 09:29
  • 호수 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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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무책임한 결정”…YMCA, “적자난 심화, 재심의 논의하겠다”
광양YMCA어린이집 폐원을 놓고 해당 학부모들이 폐원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히 저지하고 있다.
광양YMCA는 지난 5일 제9차 이사회를 열고 어린이집 운영을 최종적으로 폐원키로 결정하고 지난 6일 해당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학부모들은 그러나 어린이집 폐원와 관련 학부모들과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원 결정을 내렸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양YMCA는 공문을 통해 “현 건물 전체를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면서 YMCA 전체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며 “수입에 비해서 건물임대료 등 고정지출비의 과다 및 교육정책의 변화 등 전반적인 상황이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재검토를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YMCA는 이어 “지난 9월부터 5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운영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 논의한 결과 최종적으로 폐원키로 결정했다”며 학부모들에게 사과했다. 어린이집은 내년 2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그러나 어린이집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위원장 이희정)를 결성, “YMCA의 폐원 결정은 무책임한 처사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폐원결정까지 단 한 번도 학부모들과 상의조차 하지 않은 점, 11월에 폐원 결정을 내려 아이들이 다른 어린이집에 들어갈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점 등을 들어 폐원 결정을 취소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희정 위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이사회를 통해 폐원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위원장은 “적자가 폐원결정의 이유라면 비용절감을 위해 학부모, 교사와 함께 살려나가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런 노력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폐원 발표 시기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어린이집을 보내기 위해서 학부모들은 발품을 팔아 해당 기관의 장단점을 살핀 후 보낸다”며 “이 시기가 9, 10월인데 지금 폐원 결정을 내린 것은 아이들에게 선택의 여지도 주지 않고 나가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YMCA측도 일부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

박치현 광양YMCA 사무총장은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며 “이사들이 그동안 논의한 결과 어린이집을 이런 상태로 계속 운영하면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는 등 재정악화만 가져와 문제가 더욱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어린이집의 적자는 운영비만 따지면 지난 10월까지 1500만 원 정도이다. 여기에 건물임대료를 포함하면 적자폭은 더 늘어난다는 게 YMCA의 입장이다. 이 건물의 임대료는 월 270만원인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하민철 YMCA 이사장은 “어린이집을 폐원하면 우리로서도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는 등 피해가 막대하다”며 “그러나 운영에 한계를 느껴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이 YMCA어린이집 교육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반발하는 이유다. 이곳은 다른 어린이집들과는 달리 수영, 스트레칭, 가족걷기대회, 문화센터 이용, 아기스포츠단 체육프로그램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사 등을 확보해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YMCA라는 이미지, 체계적인 교육으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는데 폐원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뿐이다”며 폐원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자 YMCA 이사회는 지난 2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기존의 폐원 결정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치현 사무총장은 “이사회 논의결과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건물임대료 문제, 적자폭 개선 문제 등을 놓고 학부모들과 상의해 심도 있게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YMCA어린이집은 지난 1996년 창립 때부터 유아들의 몸과 마음, 생각의 고른 성장을 목표로 아기스포츠단 프로그램을 운영했었고,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06년 3월 광양시에 민간보육시설로 인가를 내고 어린이집으로 전환했었다. 어린이집에는 현재 원장을 비롯한 보육교사 7명, 취사원 등 종사자가 11명이며 보육정원은 108명 정원 중 88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