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상봉에는 까치박달나무, 바위말발도리, 나래회나무 등 서식
백운산 상봉에는 까치박달나무, 바위말발도리, 나래회나무 등 서식
  • 지리산
  • 승인 2007.05.03 09:45
  • 호수 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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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구간 (망덕포구에서 한재까지)


일자 : 2007. 1. 27(토)~1. 28(일)
인원 : 배종진 1명
날씨 : 27일(흐림) 28일(흐린 후 눈)
코스 : 망덕포구(외망)~망덕산~천왕산~뱀재~상두재(상재)~탄치(탄재)~불암산~느랭이골(토끼재)~쫓비산~매봉~백운산상봉~신선대~한재
소요시간 : 27일(06:35~16:03 9시간 28분), 28일(06:30~17:02 10시간 32분)
지산약초원 원장이자 성균관대학교 경기의약연구센타 수석연구원인 배종진 교수가 지난 1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광양을 찾아 호남정맥 약초탐사기행을 벌였습니다.<본지 2월 1일자 참조>배 교수는 호남정맥 제1구간인 망덕포구에서 망덕산-천왕산-뱀재-상두재-탄치-불암산-느랭이골-쫓비산-매봉-백운산 상봉-신선대-한재를 장장 20시간에 걸쳐 탐사하며 우리지역에 자생하는 약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편집자 주-
7시41분 굵은 가지 10여개가 하늘로 쭉쭉뻗은 노각나무, 오리나무와 개박달나무가 새끼 꼬듯 서로 감고 있는 연리수, 물푸레나무, 당단풍나무, 고로쇠나무가 있다. 7시55분 쫓비산(537m)에 도착했다. 쫓비산은 쪽빛으로 물든 섬진강에 비친 쪽빛봉으로 부르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삼각점만 박혀 있고 표지석은 없다.
아침해를 바라보며 도시락을 꺼내 물에 말아먹었는데 새벽 찬 공기와 맛 물려 온몸이 덜덜 떨려 더 이상 앉아 있을수 없어 8시12분 출발했다.
8시20분 봉우리(GPS 509m)를 넘어 능선을 지나는데 8시23분 왼쪽으로 돌고래 형상을 닮은 바위가 있고 노각나무, 자귀나무, 쪽동백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싸리나무, 노린재나무, 노간주나무, 찔레나무, 으아리, 청미래덩굴, 노루발, 고사리가 있다.
8시36분 내리막 끝 지점(GPS 434m)을 지나 8시57분 조망할 수 있는 바위(GPS 436m)가 있어 올라보니 왼쪽으로 백설이 하얗게 덮인 억불봉(1008m)이 우뚝 서서 바라보고 있다. 9시2분 전망바위(GPS 442m)가 나오는데 바로 앞은 수십 길 낭떠러지다. 정맥길은 전망대 10여 미터 직전에서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이어지므로 야간 산행시 길조심을 요하는 곳이다.
9시21분 고만고만한 바위 5개가 모여있는 지점(GPS 436m)을 지나 9시29분 갈미봉(GPS 529m)에 도착했다. 주변에 소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당단풍나무, 쪽동백나무가 있고 정맥길은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을 타야 한다.
9시42분 내리막 끝 지점을 통과하여 9시46분 봉우리(GPS 378m)를 넘어 9시51분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갈미봉 십자로 안부(GPS 360m)에 도착하니 좌우로 리본이 달려 있고 길도 나 있지만 정맥길은 직진하여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10시11분 봉우리(GPS 390m)를 힘겹게 넘어 10시34분 헬기장(GPS 513m)에 도착하니 날씨는 흐려지고 바닥에는 눈이 쌓여 있다.
GPS상에 천황재에 도착한 것으로 나와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천황재임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그냥 지나쳤지만 헬기장은 틀림없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10시41분 본격적인 눈길이 시작되면서 초록색 잎이 눈에 푹 파묻힌 노루발, 노각나무, 굴참나무, 고로쇠나무, 산앵두나무, 노린재나무, 개박달나무, 산목련이 있다. 10시50분 흰 눈이 쌓인 흰 버섯이 있어 사진을 촬영하고 능선을 걷는데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진다.
11시13분 봉우리(GPS 436m)를 넘자 흙은 보이지 않고 하얀 눈만 쌓여 있는 힘겨운 오르막길이 연속이다. 11시21분 방금 지나간 듯한 멧돼지 발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로가 해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일것이다. 11시33분 V자 모양을 한 형제 쪽동백나무(GPS 646m)가 있다. 숨이 헐떡거릴 정도로 힘든 오르막이 계속되고 쌓인 눈이 발목까지 차 올라 전진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11시45분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설원의 풍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푹푹 빠지는 눈길을 러셀을 하며 전진을 해야 하기에 천근만근이나 되는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11시56분 그런데 세상에! 이것이 무슨 벌레인가? 하얀 눈밭 위에 아주 조그만 벌레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다. 아니 이렇게 추운 날, 그것도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겨울철에 눈 위를 기어가다니,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생명력이 대단한 녀석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12시3분 봉우리(GPS 849m)를 넘자 각양각색의 설화가 눈이 부시도록 만발해 있다. 길바닥은 눈이 쌓여 등산로는 아예없고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리본을 보고 진행을 해야만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발목까지 빠졌던 눈길이 이제는 무릎 가까이 빠지는데다 아무도 없는 설산을 혼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비록 몸은 힘들고 고된 산행이지만 그 순간 마음만큼은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12시17분 매봉(GPS 873m)에 도착했다. 헬기장이 있고 삼각점이 박혀 있는 곳이다. 눈 위에 에어방석을 깔고 앉아 점심을 먹은 다음 아이젠을 단단히 장착하고 12시38분 출발하여 12시40분 봉우리(GPS 858m)를 넘어 급경사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거센 바람과 함께 세찬 눈보라로 인해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왔지만 약초를 탐사하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설화가 곱게 물들은 노각나무, 굴참나무, 개박달나무, 다릅나무, 물푸레나무, 노린재나무, 산벚나무, 미역줄나무, 청미래덩굴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오후 1시19분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오르막 끝 능선(GPS 667m)을 통과해도 급경사 오르막길이 쭉 펼쳐져 맥이 쭉 빠지지만 젖 먹던 힘까지 총 동원하여 1시38분 눈 덮인 봉우리(GPS 946m)를 넘으니 완전히 석굴에 온 느낌이다.
눈보라가 거셌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설화는 대장관을 이뤄 필자로 하여금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할뿐이다. 1시59분 매봉 제25지점(GPS 1,015m)에 도착했다. 오른쪽은 관동(8km), 왼쪽은 백운산 상봉(3km) 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의 매봉은 안내판이 있는 곳이고 먼저 번 매봉은 GPS상의 매봉으로 구분을 해 줘야만 등산객들이 혼동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본다.
2시2분 인적하나 없는 눈 덮인 등산로를 따라 뚜벅뚜벅 걸어 오르는데 나무에 쌓인 눈이 눈보라와 함께 바람에 가루 되어 날려 눈을 즐겁게 한다. 눈이 떡처럼 모든 나무와 가지에 붙어 버려 식물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2시15분 봉이리(GPS 1,037m)를 넘어 2시46분 헬기장(GPS 1,110m)에 도착하니 건너편으로 손에 잡힐 듯 백운산의 위용이 들어왔다.
2시56분 조릿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3시20분 백운산 암봉 밑에 도달했으나 눈보라와 바람으로 길이 보이지 않아 상봉으로 오를 수 없다. 눈이 무릎까지 쑥쑥 빠지는 기상 조건 속에서 백운산에 올랐는데 마지막 상봉을 오르지 않을 수 없어 오른쪽 뒤로 돌아 나뭇가지를 잡고 조심스럽게 오르다가 순천 황인규님을 만났다. 황인규님은 1년이면 10여차례 백운산을 오르는 이 지역 산꾼으로 이후 백운산에서 현재까지 동행을 하면서 신선대 등 주변 볼거리를 상세하게 안내를 해 줘 많은 도움을 받았다.
3시23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에도 위풍당당한 용모를 자랑하는 백운산 상봉(1,218m)을 정복한 기분은 산에 오른자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암봉인 상봉은 사시사철 바람 억세고 기후가 변화무쌍하나 막힌데 없이 사방으로 조망권이 확보되어 지리산 반야봉에서 천왕봉의 연릉이 한눈에 장엄하게 들어와 휴일이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상봉에서 한재쪽으로 내려가는 암릉길에는 로프가 메여져 있고 그 아래에 돌탑이 있다. 3시32분 돌탑(GPS 1,199m)을 돌아 내려가니 3시41분 조릿대 군락지가 나오고 위험한 곳에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상봉까지는 눈 쌓인 길을 러셀을 하면서 힘겹게 올랐지만 하산 길은 미끄럽기는 했으나 러셀을 하지 않아 편안했다. 까치박달나무, 산뽕나무, 바위말발도리, 신갈나무, 나래회나무, 물푸레나무, 노간주 나무가 있다.
 
 
3시57분 신선대(GPS 1,187m)도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 졌는데 시선들이 노닐던 아름다운 곳으로 불릴 만큼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주 능선길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비껴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백운산까지 와서 신선대를 보지 못하면 후회할 곳 중의 하나이다.
4시30분 “딱딱딱” 오색딱다구리 한 마리가 먹잇감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고목을 쪼아대고 있는 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4시36분 외계인 ET형상을 한 바위(GPS 1,090m)가 있고 밑에는 조난을 피할수 있는 비박바위도 있다. 4시44분 첫 번째 헬기장(GPS 1,069m), 4시49분 두 번째 헬기장(GPS 1,049m)을 지나 5시2분 한재(GPS 840m)에 도착했다.
느랭이골에서 백운산 상봉까지는 쫓비산, 갈미봉, 매봉 등 여러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되고 오르막길이 연속이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겨울에는 등산로가 보이지 않으므로 여유 있는 시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상봉에서 한재까지는 길이 좋고 볼거리가 많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한재에서 왼쪽의 논실(2.3km), 오른쪽은 다압 하천(8km), 정맥길은 직진하여 따리봉으로 이어진다. 논실방향으로 내려가는 황인규님과 헤어져 오른쪽으로 내려와 6시26분 도장동 한재가든 입구에서 김순철씨를 만나 느랭이골로 이동했다. 7시27분 느랭이골을 출발하여 11시30분 서울로 돌아왔다.

망덕포구에서 한재까지 망덕산 약수터를 제외하곤 식수를 구할 곳이 없으므로 산행 전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