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없는 구단은 무의미…지역 밀착형 마케팅 강화 할 것”
“팬 없는 구단은 무의미…지역 밀착형 마케팅 강화 할 것”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1.06 10:00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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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사장 “올 시즌 아쉬움 남지만 얻은것 많아”
전남 드래곤즈가 2008 시즌을 마무리한다.
오는 9일 홈에서 열리는 제주와의 경기를 끝으로 모든 경기를 마치는 전남은 올 시즌 만감이 교차하는 한 해로 남을것같다. 박항서 감독 체제로 바뀐 후, K리그 6강 진출, AFC 8강 진출, FA컵 우승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모두 다 놓치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처지다.
전남은 후반 들어 대약진을 시도했으나 전반기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결국 리그 6강전에 진출하는데 아킬레스건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가능성도 발견했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근성, 이규로ㆍ김진현ㆍ유진오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 삼성 하우젠컵 준우승, 후반기 대약진 등 괄목할 만한 성장도 이뤄냈다. 경기 외에도 지역 밀착 마케팅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구단으로 각인되어 팬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이에 창간 9주년 특집으로 이건수 전남 드래곤즈 사장을 만나 올 시즌에 대한 소감과 평가, 내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지난달 22일 열린 하우젠컵 결승전은 2-0으로 졌지만 내용면에서는 수원에 전혀 뒤지지 않은 경기였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입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 경기를 선수와 구단 측에서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하우젠컵은 전남이 올 시즌 유일하게 결승 진출을 한 대회인 만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결승전인 수원전에서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골운이 없어서 준우승에 머물렀지요. 결과적으로는 졌지만 내용면에서는 수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비오는 날씨 속에서도 수원까지 원정을 와서 전남 선수들을 목청껏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끝까지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수원전과 같이 선수들이 의기투합하고 일치단결한 경기를 보여준다면 승패를 떠나 팬들은 전남을 최고의 구단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반기 들어 전남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은 것 같은데요, 후반기 선수단 구성과 전략이 어땠는지요.
 
▲전반기 수비 불안을 보완하기 위해 브라질 특급 용병 헤나또 영입과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성남으로부터 김민호를 영입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태백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단을 재정비함으로써 후반기에는 경기 흐름에 따른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는 자원의 활용도가 높아졌고 선수들 또한 전술을 제대로 이해해 활용함으로써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경기가 늘었습니다.

특히 세트플레이 상황에서의 득점력이 높아졌지요. 무엇보다 전반기에 부상으로 공백을 보였던 곽태휘가 복귀함에 따라 팀 분위기가 바뀐 것이 눈에 뜁니다. 곽태휘는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공격까지 소화하면서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습니다.
 
△올해 홈경기에서 많은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어떤 이벤트로 팬 서비스를 했는지요.
 
▲그동안 구단 차원에서 올해 준비한 이벤트로는 ▷해병대 군악의장대 공연 ▷어린이날 홈 경기시 무료 관람 및 다양한 행사 ▷금메달리스트 최민호ㆍ차동민, 프로골퍼 신지애 초청 팬 사인회 ▷선수단 외주파트너사 감사 방문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 SK 네트웍스 윈-윈 협약 ▷3개 학교 축구장 현장체험 학습 등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내년에도 시민들을 위한 사업들은 계속됩니다.
3개 학교 축구장 현장체험 학습은 현재 제철초, 제철남초, 중동초 어린이들을 상대로 추진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현장체험 학습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부모님들도 경기장을 찾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도 하고 경기도 즐기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경기장에서 자녀와 함께 컵라면도 먹고 선수들에게 박수도 치는 것 자체가 자녀들에게는 커다란 인성 교육입니다. 
 
△전남은 특히 유소년팀 육성에 큰 관심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유소년팀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요.
 
▲전남은 제철남초와 제철중, 제철고 유소년팀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이러한 체계적인 유소년팀 육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에 필요한 우수선수의 육성과도 연계됩니다. 유소년팀은 그동안 각종 전국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둠으로써 축구도시 광양의 위상을 과시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유소년팀은 앞으로 축구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오는 연말까지 현재 초중고 각각 35명 선을 45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전남 동부권에 축구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유소년팀 강화를 위해 올해 브라질에서 루이스 코치를 영입했습니다.  

루이스 코치는 드래곤즈 유소년팀 선수들의 기술지도와 함께 리틀드래곤즈 축구교실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동안 전남 동부권 축구팀이 있는 초중고 5개교를 선정해 500만원씩 축구발전기금을 지원했는데 내년부터는 10개 학교로 늘려 올해 수준 이상으로 지원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전남은 그동안 지역밀착형 마케팅으로 광양시민뿐만 아니라 광양만권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시민,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이벤트와 공익사업 등은 어떤 것이 이뤄졌고 앞으로 추진할 사업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무엇보다 팬들에게 감사한 것은 경기 성적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홈경기를 찾아 준 점입니다.

길거리 홍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데 2년 동안 총 98회 실시했습니다. 오는 9일 홈경기 개최 전 한번 더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선수와 스태프진, 임직원 모두가 그동안 성원에 감사의 인사를 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까지 100회를 실시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구단의 길거리 홍보는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프로 축구의 뿌리인 중마 리틀드래곤즈를 개소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전남은 지난 2000년 ‘송죽 리틀드래곤즈’를 출범한 것에 이어 ‘중마 리틀드래곤즈’도 출범시킴으로써 더 많은 지역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축구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광양읍까지 확대해 어린이들이 축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에게 부탁드릴 말씀이 있다면
 
▲그동안 꾸준히 지역밀착형 마케팅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앞으로 우리 구단의 이러한 행보는 계속됩니다. 드래곤즈의 주인은 시민들입니다. 구단에서는 자리만 펼쳐주는 것이지요. 내년에는 올해 성적을 디딤돌로 삼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드래곤즈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선수들의 각오도 어느 때보다 남다릅니다.

올 한해 드래곤즈를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선수들에 대한 애정 어린 격려와 질책 당부 드립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구단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내년에도 열심히 발 벗고 활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