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과 함께 매화축제를 맞이하다
오픈과 함께 매화축제를 맞이하다
  • 가남농원 김승희·황규원 부부
  • 승인 2009.01.08 14:32
  • 호수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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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남농원 김승희,황규원부부
처음 맞이하는 매화축제를 접하면서 기대도 컸다. 따라서 많은 손님들이 찾아어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준비에 임했다. 강변을 지나가다 새로생긴 농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농원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야생화 전시장이라는 큰 현수막과 간판을 내세웠다.

그러나 농원에 야생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일부러 지나가다 들렀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등 오히려 평소보다 더 차량이 없고 보니 과히 축제행사가 여기서 진행이되고 있는지 조차도 알수없는 일을 겪게 되었다. 많은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는 친척분의 조언에 하우스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먹거리까지 만들어 장사를 했는데 결광는 완전히 빗나갔다.

농원에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것은 둘째 문제였고 하루종일  국수 한 그릇도 팔지못하는 형님을 볼 면목이 없었다. 여기서 장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판단 착오였다. 농원을 오픈하기 전인 지난해 매화축제에는 도로가 마비될 정도의 차량들이 넘쳐나 이들 관광객이 우리집으로 몰려들었다. 화장실 때문이었다. 이때 우리집은 순식간에 주차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차량들로 가득찼다.

그래서 올해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하에 장사를 한 번 해 보라는 권유였는데 막상 입구에서부터  철저하게 통제되는 차량은 섬진강 둔치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축제장까지 운행을 하게되니 우리집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었다.

그렇게 매화축제기간동안 장사를 공치면서 형님보기가 미안해 어서 빨리 매화축제가 끝나기를 바랬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3월말까지 장사를 해보겠다고 하시니 아침에 눈을뜨면 또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기게 되었다. 당시 우리는 없는 돈에 그릇이다 냉장고까지 구입해서 장사 한 번 멋지게 해 보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수포로 돌아가자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표현은 안했지만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앞으로 정말 멋지게 장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다시 한 번 더 형님에게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난생 처음 매화축제를 구경만 하고 방관하던 자세에서 주객으로 변하여 축제를 맞이해보니 앞으로 다가 올 모든 일들이 싶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한달이 지나며 월급을 지불해야 하고 매일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무슨 일을 시킬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니 생각지도 않았던 스트레스가 쌓여져 가기 시작했다.

식품이면 식품 야생화면 야생화만 하면 되는줄 알았던 일들이 모든 일 하나 하나에 신경을써야했고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접대해야 하다보니 하루해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밥 때가 되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생활을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