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사진박물관 지역경제 기여도 커
동강 사진박물관 지역경제 기여도 커
  • 최인철
  • 승인 2009.03.04 19:17
  • 호수 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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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모 선생 박물관 설립 시 옛 읍사무소 활용 일부 공감대

광양이 낳은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의 선구자 이경모 선생의 박물관 건립 움직임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광양시는 그동안 철거 논란을 빚어온 옛 읍사무소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광양시는 그동안 논란의 대치점에 있던 원도심활성화시민연대와 읍발전협의회 등 이해단체들과 한 차례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과 함께 공립으로는 전국 최초 사진박물관인 강원도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을 벤치마킹 하는 등 잰걸음을 내고 있다.

광양시와 시민연대, 읍발전협의회 관계자 등 20여 명은 지난 달 26일 강원도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을 견학했다. 이는 옛 읍사무소의 사진박물관으로의 활용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경모 사진박물관 건립 외에도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옛 읍사무소 활용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편집자주>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은 지난 2005년 7월 개관했다.
국내 최초 사진마을 선언을 한 영월군이 사진마을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군의 활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박물관 고을’의 육성책 일환이었다. 영월군은 2001년 사진의 고장을 선포한 이후 2002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동강사진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축제의 주요행사장이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영월 군청 앞 9359제곱미터 부지에 연면적 1940제곱미터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상설전시실 1실과 2개의 기획전시실, 그리고 야외 회랑과 사진체험실, 다목적 강당을 갖추고 있다. 소장된 전시물품으로는 영월군민들이 기증한 사진 1200여 점과 역시 기증을 받은 클래식 카메라 130점이 소장돼 있다.

동강사진박물관 소장품 적지만
연 관람객 3만5천여 명

상설전시실에는 사진의 원리와 발명, 사진기의 기원 등에 관한 설명과 사진의 역사를 연표로 정리해뒀을 뿐 아니라 130여 점의 클래식 카메라를 전시해 사진기의 변천사를 한 눈에 조망할 있도록 했다.
사진의 전신이 된 옵스큐라부터 클래식 카메라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은 갤러리 형식으로 박물관 소장품 전시는 물론 유명사진 작가 등과 영월군 사진동호회 작품 전시 등으로 꾸며진다. 현재는 특별전으로 ‘사진기록으로 본 영월전’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탄광촌이었던 영월의 옛 모습과 해방 전후에서부터 80년대까지 영월의 모습을 한 눈에 담아볼 수 있어 군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순우 학예연구사는 “사진기록으로 영월의 현대사를 정리해 본 이번 전시는 영월의 옛 모습을 통해 오늘의 영월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영월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사는 “동강사진박물관은 영월을 국내 최초의 사진마을로 만들기 위해 영월군을 사진마을로 선언하고 다양한 기획 전시전을 열고 있다”며 “동강사진축제에 참가한 작가 및 ‘동강사진상’ 수상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사진 작품,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 관련 사진 작품과 영월군민의 기증 사진 등 8백여점의 사진이 소장돼 있다”고 소개했다. 

또 “박물관 소장품 전시 및 유명작가 초대 사진전, 동강사진축제 등 다양한 기획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며 “특히 영월의 자연, 사람, 역사, 관광자원 등 영월과 관련된 주제를 촬영한 후 이를 영월 거리 곳곳에 대형실사출력으로 설치하는 등 영월 전체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기초가 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영월군은 ‘박물관 고을’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간략히 소개하면 정부시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신 활력사업의 일환인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계획에 의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국비 78억원을 지원받아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외형적으로는 14개박물관이 운영되고 있고, 9개박물관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단지 없는 영월군 박물관
경제기여 한 몫

영월군은 박물관고을 문구 특허 취득, CI 개발완료, 영월박물관특구 지정신청을 하는 등 다양하게 박물관고을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에서 오는 2010년까지 3년간 2기 신활력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5개 분야 18개 단위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3년간 74억원을 투입하는 성장기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정 연구사는 “이 같은 계획에 따라 다른지역의 박물관을 영월군으로 이전 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역점적으로 박물관을 지원하는 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별다른 산업기반을 갖추진 못한 영월군에서 이러한 박물관 정책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동강사진박물관만 해도 관람객 인원이 연 3만5천여 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비록 관람수익만을 따져보면 군지원을 받는 형편이지만 음식과 숙박 등 관광객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수익성을 따져볼 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크다.

경제외적으로도 지역민의 문화기반 확충에 기여한다는 점까지 생각해 보면 그 가치는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연구사는 “주말의 경우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머물고 가는 여행객이 많다”며 “관광자원으로 먹고 사는 군의 입장에서 경제기여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동강사진박물관을 둘러 본 광양읍 단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옛 읍사무소가 가진 규모적 한계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경모 사진박물관이 설립될 경우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읍발전협의회 김동준 회장은 “이경모 선생은 광양이 낳은 작가로 이를 기념한 박물관이 조성될 경우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지역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생이 수집한 카메라 수나 사진자료의 가치로 볼 때 상당히 많은 관람객이 광양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시는 이달 중으로 옛 읍사무소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최종설명회를 가진 뒤 의견수렴 후 사진박물관이나 역사전시관 등 활용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 결정된 뒤에는 근대문화유산 등록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