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환경개선사업, 소외계층 교육 소외 우려
교육환경개선사업, 소외계층 교육 소외 우려
  • 최인철
  • 승인 2009.04.01 20:25
  • 호수 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학 등 교육단체, 교육환경개선사업 방향 정면 비판


▲ 참학 등 교육단체가 시 교육환경개선사업 설명회를 요구한 가운데 박문수 교육지원담당이 참석해 학부모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환경개선사업을 바라보는 개혁성향의 지역 교사단체와 참학 등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성적 위주의 사업추진, 더나가 자녀교육에 충분한 투자가 가능한 부유계층의 아이들이 우수학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서 우수학생에게만 투자가 집중되는 시 교육환경개선사업은 소외계층의 교육 소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걱정에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양지회(이하 참학)는 31일 전교조 광양지회 소속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양자치포럼 회의실에서 교육환경개선사업 담당부서인 교육지원계 박문수 담당을 초대해 광양교육환경개선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박 담당은 “시 교육환경개선사업은 교육을 통한 도시발전에 목표를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주도적으로 (순천과 여수 등 전남 동부권역의)교육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 지역 학교의 시설지원에 대한 투자를 시행했으나 이는 교육청 고유의 업무라고 판단해 명문고 육성을 통한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줄서기식 교육에서 탈피해 모든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 교육환경개선사업 현황을 청취하던 참학 소속 학부모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오히려 우려스럽고 걱정스럽다는 얼굴들이었다. 이날 참석한 학부모들은 우수학생 장학금과 기숙사비 지원, 우수학생 아카데미 운영 등 지난해와 올해 계획된 추진사업을 예로 들며 “우수학생들에게만 혜택이 중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사업들을 살펴보면 설명과는 달리 우수학생 상위 3%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전교조 광양초등지회 강의성 지회장은 “교육의 주체는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다. 하지만 광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환경개선사업에서 이들 교육주체와의 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채 지나치게 행정위주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스러움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시가 올해 추진하려는 맞춤형 우수학습반 운영은 시가 원하는 형태로 교육이라는 옷을 맞춰 놓고 학생들을 끼워 맞추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곧 옷을 입을 자격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옷을 주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교육사업이 몇몇 아이들을 위한 불평등한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참학소속 한 학부모는 “설명을 듣는 내내 광양시의 교육환경개선사업이 성적 우수자만을 위한 지원사업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며 “정작 시가 건강한 시민들을 양성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참학 자문위원인 새삶교육원 강석태 원장도 서울대 입학 학생들에게 4년간 지급되는 장학제도를 예로 들며 “이는 부유층 중심의 자녀들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라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교육혜택에서 배제되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박 담당은 “우수학생은 물론 일반학생들에게도 충분한 혜택을 주기 위해 보충수업비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 입학생 장학금 제도는 교육환경개선사업이 아닌 백운장학회에서 실시하는 제도”라며 “이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다른 기관에서 학자금을 받는 학생은 배제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참학과 전교조 등 교육단체는 교육 차별화 등 교육환경개선사업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조만간 이성웅 시장을 면담하고 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