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생긴다니 자다가도 웃음이 나요”
“우리 집 생긴다니 자다가도 웃음이 나요”
  • 최인철
  • 승인 2009.04.01 20:27
  • 호수 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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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중앙로타리, 장애부부에 ‘꿈이 영그는 사랑의 집’ 선물

세상살이 설움 중에 ‘집 없는 설움’만한 게 있을까. ‘집 없는 설움’은 현시대를 사는 서민의 가장 절절하고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거센 비바람 막아주는 것도 집이다.
눈과 추위를 피해 따뜻하게 한 가정의 울타리가 돼 주는 것도 집이다. 집은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과 웃음, 그리고 기쁨을 담아내는 아주 소중한 그릇인 셈이다.

봉강면 석사리 지곡마을에 사는 장공수(54)씨 부부는 오는 9일이면 세상 모든 이들이 그토록 소원하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다. 13평 규모에 방하나 거실하나 화장실 하나 오밀조밀하게 들어찬 ‘아주 작은 집’이지만 이들 내외에게는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대궐 같은 집이다. 집에는 예쁜 이름도 매달았다. ‘꿈이 영그는 사랑의 집’.

부부는 “우리 집이 생긴 것은 처음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기 그지없다. 우리 집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자다가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연신 웃음이다. 사실 장 씨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집’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곳이다. 그들 부부가 현재 집 삼아 살고 있는 곳은 마을회관이다. 화장실도 샤워시설도 없다. 부부는 난방도 되지 않는 이곳에서 몇 해를 보냈다. 추위라면 이제 진절머리가 쳐질 정도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작은 마을회관이나마 둥지 삼아 살던 부부에게 예상치 못한 매서운 한파가 또 한 차례 몰아닥쳤다. 마을회관이 개인에게 팔려 나가 졸지에 길거리로 쫓겨날 처지가 된 것. 둘 다 지체장애 4급 장애인이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기초생활수급자금이 소득의 전부인 그들 부부에게 현실은 매서웠다. 무작정 마을회관에서 쫓겨날 경우 현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의 무너진 손을 누군가 따뜻하게 잡아줬다. 다름 아닌 광양중앙로타리클럽(회장 윤준배) 회원들이었다. 마침 올해 주요사업으로 ‘사랑의 집짓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중앙로타리클럽이 이들 부부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듣고 선뜩 집을 지어주겠다고 나선 것. 엉킨 실타래가 한 번 풀리니 모든 것이 착착 진행됐다. 근처에 살던 장형이 70평을 건축부지로 내줬다.

공사비로는 대략 2500만원이 소요됐다. 집을 짓는 한 달 여간 중앙로타리 회원들은 돌아가며 건축현장에서 직접 품을 팔아 제 집을 짓듯 정성을 다했다. 비록 13평 조립식으로 지어진 아담한 집이지만 그곳에서 살게 될 정 씨 부부를 위해 색감이 따뜻한 벽지에 이르기까지 꼼꼼함이 지나칠 정도였다.

남향에다 단열이 잘 되도록 이중창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에는 순간온수기를 설치했다. 살림이 변변찮은 부부를 위해 가구들도 새로 들여놨다. 보일러는 연탄보일러를 설치했다. 연탄보일러를 설치한 것은 매월 소득이 일정치 않는 부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생각에서였다.

집안 곳곳에서 장 씨 부부를 위한 세심하고 따스한 배려가 묻어난다. 말 그대로 ‘꿈이 영그는 사랑의집’은 이렇게 중앙로타리클럽 회원들의 정성으로 탄생했다. 여기에다 회원들은 9일 입주하는 정씨 부부를 위해 특별한 잔치도 준비해뒀다.

윤준배 중앙로타리클럽 회장은 “비록 작은 집이지만 앞으로 정씨 부부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살뜰하게 정씨 부부를 챙겼다.

그는 “이번 사랑의 집짓기사업에 남다른 협조와 봉사정신을 보여준 회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해마다 많은 봉사를 해 왔지만 이번 봉사는 모든 회원들에게 기쁨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