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종종 얘기도 주고받아”
“나무와 종종 얘기도 주고받아”
  • 이성훈
  • 승인 2009.04.08 21:36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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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한 평생, 김 정 삼 임천조경(주) 대표

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누구보다도 바쁜 사람이 있다. 아니 일 년 365일을 식목일처럼 여기며 나무 사랑, 자연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있어서 나무는 밥벌이 수단이 아닌 삶을 지탱해주는 동반자와 같다.
주인공은 김정삼(65) 임천조경(주) 대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나무 애호가이다. 우리지역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시청, 경찰서, 제철단지…나무가 심어진 곳에는 김 대표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원래 교편을 잡았던 김 대표가 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7년. 임천조경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김 대표는 평생 나무와 함께 살 것을 약속한다. 그는 나무를 통해 몸소 봉사활동을 실천했다.
지난 1981년 광양경찰서에 1300만원 상당의 향나무외 5종의 조경수와 조경석을 이용해 화단을 설치해 주었으며, 1999년 5월에는 광양읍 우산공원에 2500만원 상당의 은목서 등 조경수를, 태인공단에는 산소발생이 많은 광나무 등 1800만원 상당의 조경수를 기탁한 바 있다.
또 광양읍 인동리 고속도로 진입로 주변에는 가로소공원을 설치하기도 했으며, 1998년 4월에는 광양읍 세풍리 입구에 15년생 실편백 등 610만원 상당의 조경수를 손수 심기도 했다.

2003년에는 광양읍 석정삼거리에서 여성문화회관에 이르는 가로화단에 22종의 조경수 1070주를 심었으며 2005년에는 옥곡면 장동마을 앞 도로변 가로화단에 1100만원 상당의 조경수를 심어주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마동근린공원 조경공사에 써 달라며 광양시에 10년생 왕벚나무 50주와 금목서 20주, 오엽송 20주, 20년생 팽나무 10주 및 영산홍 2천주 등 2천만원 상당의 조경수 2100주를 기탁했다.
김 대표는 “우리시 도심 곳곳에 나무가 그렇게 많지 않아 삭막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며 “곳곳에 나무를 심어보니 보기에도 좋고 공기도 깨끗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는가마는 김 대표는 수많은 나무 중 ‘백일홍’을 가장 사랑한다고 한다. 우리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백일홍은 인동초처럼 모진 겨울을 이겨낸 후 꽃이 피는데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면서 “오랜 기간 동안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백일홍이 시련을 이겨내고 찬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의 삶과 무엇이 다르냐”며 “인간도 좌절하지 말고 갖은 고생을 이겨내면 언젠가 그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30여년 가까이 나무와 함께 살다보니 이제 나무와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나무가 말없이 묵묵히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 동물처럼 엄연한 생명체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가꾸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확연히 다르다”며 “가족 대하듯 정성스럽게 나무를 보살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제로타리 3610지구 총재를 맡은 바 있는 김 대표는 각종 봉사활동과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가난한 학생과 장애인의 자녀를 위해 임천 장학회를 설립한 김 대표는 1996년부터 10년간  58명의 학생에게 18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또 장애인 5명에게 대당 200만원 상당의 전동스쿠터를 전달한 것을 비롯해 소아마비 박멸기금 1천달러와 국제장학기금 1만9천달러를 기증했다. 또 광양읍에 체육발전기금 500만원을, 백운장학회에 장학기금 100만원을 기탁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다보면서 여생을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 대표는 “나무와 한 평생 살아온 것이 나에게 큰 축복이자 영광”이라며 “나무 사랑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