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고집 말고 타 대학 유치 검토”
“순천대 고집 말고 타 대학 유치 검토”
  • 최인철
  • 승인 2009.06.18 09:38
  • 호수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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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서 순천대에 끌려 다닌 집행부 반성촉구

시의회가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고 있는 순천대 광양캠퍼스의 여린 동아줄을 끊어 놓을 태세다.

시의회는 지난 11일 열린 제17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의회는 이날 중단선언과 함께 타 우수대학을 유치하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시 집행부를 압박했다.

이날 장명완 의장은 “그동안 순천대학교 광양캠퍼스 유치를 적극 추진했으나 1년여에 걸친 노력과 행정력만 낭비한 채 교과부 승인이 나오지 않았고 제반 절차를 이행하지 못했다”며 강도 높게 질책했다.

장 의장은 “교과부의 설립 중단 조치 이후 지속된 시한연장은 언제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행의정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곧 의회와 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집행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더나가 “국내 우수대학을 유치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타당한 일”이라며 타 대학 유치를 적극 권장했다. 그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으로 행정력 낭비 없는 절차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시의회 내부에서 제기됐던 순천대 광양캠퍼스 지원포기를 공식 선언함과 동시에 포스텍 분교 유치 등 그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대안 대학유치 움직임을 공론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도 본격 제기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실시된 광양시 2008 회계년도 결산검사에서 순천대 광양캠퍼스 지원 예산 50억원의 발이 묶임에 따라 1억원 상당의 이자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필순 의원은 “지난해 광양시가 50억원을 순천대에 지원했지만 결국 설립이 지연돼 다시 돌려받는 과정에서 6개월간 발생한 이자만 하더라도 1억 가까이 된다”며 “그러나 시가 240만원 정도의 이자만 받은 것은 재원운영이 허술해 이자 손실을 가져 온 결과”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학유치를 열망하고 있는 광양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대학유치를 위한 철저한 준비부족, 막연한 계획으로 행정력 낭비를 가져온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순천대에 지원했다가 반환된 50억원의 가치는 사장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집행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시는 일방적인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방적인 중단선언을 하게 되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의 공식적인 해명이다.

하지만 이대로 광양캠퍼스 문제가 좌초될 경우 유치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 왔던 이성웅 시장의 정치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 결단을 미루는 요인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황선범 총무국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되지 않는 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