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공무원 평가, 조직 운영 효율성 높일 것
간부 공무원 평가, 조직 운영 효율성 높일 것
  • 이성훈
  • 승인 2009.07.01 22:44
  • 호수 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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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협의 거치지 않은 일방적 평가, 신뢰성 의문”

민주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지부장 오재화)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광양시 공무원 5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조합원 직접평가를 실시한 가운데 이를 두고 집행부 측에서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설문으로 간부 공무원들의 행정 전문가로서 자부심과 역량을 높이겠다는 반면, 집행부는 사전 협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설문 조사는 일방적인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최근 간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업무추진능력 △업무추진자세△ 조직화합과 대인관계 △품성(도덕성) 등을 중심으로 조합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노조는 설문조사가 결과를 해당 간부 공무원 개인에게만 제공하고, 전체 분석결과는 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설문지 내용을 살펴보면 업무능력 항목에는 아이디어 제시 능력, 근무평가 등 고과평과 시 공정성ㆍ객관성, 의사소통 능력이 담겨 있다. 조직화합과 대인관계 항목에는 상호배려 정도, 업무수행에 따른 칭찬과 공로의 공평성, 권위의식 유무 등이 있으며 노조 인식에 대한 평가도 나와 있다.
또 함께 근무하고 싶은 정도의 유무, 존경할 만한 간부 공무원, 개선이 필요한 공무원을 선정하는 란도 마련되어 있다.

오재화 지부장은 “이번 평가는 간부 공무원이 후배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조직운영 평가는 어떤지 알 수 있게 하는데 있다”면서 “이를 통해 간부 공무원들이 행정 전문가로서 자부심과 역량을 높이는데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부 공무원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5급 공무원은 “평가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절차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노조가 조합원들의 의사도 제대로 묻지 않고 평가를 추진한 것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황선범 총무국장은 “간부 공무원 평가라는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소한 집행부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노조의 일방적인 평가는 공감을 하기 어렵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황 국장은 “평가는 객관성, 공정성이 보장되고 이후 개선책에 대해서도 충분히 집행부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는 등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노조는 이런 과정을 간과했다”면서 “과연 이번 평가가 신뢰성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황 국장은 이어 “개발부서의 경우 집단 민원, 님비현상, 업무 수행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안 좋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다”면서 “이럴 경우 평가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의 시각은 정반대이다. 오재화 지부장은 “간부 공무원 평가를 집행부와 협의해서 실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협의했을 경우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수 있겠는냐”며 반박했다.

오 지부장은 “집행부와 협의하면 조사의 왜곡 우려가 있고 당초 평가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노조 조합원은 “교수 평가도 실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간부들이 직원 평가를 한 만큼 이번에는 역으로 직원들이 간부 공무원 평가를 하는데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 지부장은 “이번 평가가 민감한 것임을 감안해 결과를 개별적으로 통보하고 베스트로 선정된 공무원은 공개할 방침”이라며 “평가를 통해 간부 공무원이 조직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지부장은 이어 “1회성 평가에 그치지 않고 의견을 모은 뒤 부족한 점을 수정, 보완해 지속적으로 간부 공무원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