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되찾아…희망이 꿈틀꿈틀
자신감 되찾아…희망이 꿈틀꿈틀
  • 이성훈
  • 승인 2009.10.01 09:17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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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북전 “팬들에게 한가위 보름달 선사할 것”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각 팀마다 살얼음 같은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이 단숨에 4위로 껑충 뛰었다. 전남은 지난달 26일 홈에서 열린 성남과의 경기에서 성남을 2-0으로 완승, 리그 7위에서 무려 3계단을 뛰어 올랐다.전남은 전반 17분 고재성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슈바가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리드해나갔다. 전남은 이후 10여분만인 전반 28분 슈바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터트려 일찌감치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한 맺힌 성남 전…빗장은 열렸다

전남으로서는 이날 경기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첫 번째 지독한 성남 징크스에서 벗어난 것. 전남은 그동안 성남에 철저히 당하면서 천적 관계에 몰렸다. 올 시즌을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전남이 성남을 상대로 거둔 전적은 1무 5패. 올 시즌 두 경기에서는 각각 1-4, 1-3으로 패해 무려 7점이나 내줬다. 주목할 점은 올 시즌 두 경기 완패는 전남이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성남에게 발목 잡혔다는 것이다.


지난 5월 5일 홈경기에서 1-4로 대패했을 때 전남은 그 전 경기까지 2승 3무로 5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을 마련했다. 성남과의 경기에서 패한 뒤로 전남은 내리 3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만일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했어도 9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할 뻔 했다. 3연승을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전남은 또다시 성남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지난 5월 23일 경기에서 1-3으로 또다시 패하고 말았던 것. 한창 3연승을 달리던 전남은 이날 경기에서 패한 뒤로 승패를 오락가락하며 주춤거렸다.


두 번째는 2-0 완승이 주는 의미이다. 전남의 올 시즌 무실점 승은 이번 경기까지 합해 총 5차례. 지난 8월 29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후 4경기 만에 전남은 완승의 기쁨을 맛봤다. 무실점 승은 그만큼 수비가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온 전남은 후반기에 들어서 수비 강화에 역점을 뒀다. 전반기 다 잡은 경기를 뒷심이 부족해 번번이 승리를 놓친 적이 많았던 전남은 지난 8월 강원도 태백 전지훈련에서 수비강화에 훈련의 초점을 맞춘것이다.8월 이후 7경기를 치른 전남은 13득점, 8실점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번 경기는 강팀인 성남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팀의 사기는 더욱더 올랐다.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중위권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완승을 거두고 4위에 껑충 뛰어올랐다는 점이 전남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그동안 성남에 눌려 지냈던 전남은 이번 경기가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세 번째 전남이 4위로 오른 데는 이날 열린 다른 경기에서 얻은 반사이익도 효과를 누렸다. 서울, 전북, 포항은 승점 40점을 넘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 남은 3장을 놓고 4위인 전남부터 12위인 대전까지 무려 8개 팀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팀은 승점이 불과 5점 차이밖에 나지 않아 연승만 해도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26일과 27일 열린 K리그에서 상위권 세 팀이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전북이 인천을 1-0으로 승리한 것이나 하위권인 수원이 경남을 이긴 것이 전남에게는 큰 행운으로 다가왔다.

2만여 명 구름관중, 구단 “감동 그 자체”

경기 외적으로 본다면 무엇보다 초대박을 터뜨린 대규모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는 점이다. 드래곤즈 전용구장 관중 수용 인원은 1만 4천명. 이날 경기에는 무려 2만여 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관중이 이처럼 몰린 이유는 전남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데다 꾸준한 길거리 홍보와 차량 홍보가 주효했다.

특히 이날은 광영동상공인연합회에서 자장면 5천 그릇을 준비한 것이 관중 몰이에 큰 효과를 줬다. 자장면은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에 모두 동이 날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2만여 명의 함성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 것은 당연지사. 경기장은 온통 전남 고유의 색을 도배한 노란 물결이 넘쳐났다. 홈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에 힘을 얻은 전남은 2-0으로 완승한데다 4위로 껑충 뛰었으니 이번 경기가 구단과 선수에게는 커다란 감동 이상의 선물을 준 것이다. 정구호 드래곤즈 운영팀장은 “승리도 승리이지만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응원해준 것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남은 오는 2일 전북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전북은 서울과 리그 1위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다 올 시즌 전남을 상대로 1무1패로 앞서있다. 전남으로서는 힘겨운 상대가 예상되지만 최근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렇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만일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전남은 승점 37점을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이 더욱더 확실해진다. 박항서 감독은 “성남과의 중요한 경기에서 무실점 승을 거둔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전북과의 경기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남이 오는 2일 팬들에게 커다란 추석 선물을 줄 수 있을지…팬들은 벌써부터 2일 전북과의 경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