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화센터 명물
청소년문화센터 명물
  • 최인철
  • 승인 2009.12.17 09:58
  • 호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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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견 삽살개 ‘무영이’

삽살개 ‘무영’이. 청소년문화센터에 둥지를 튼 명물이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센터 직원들조차도 시샘할 정도다.
센터를 찾은 아이들은 무영이와 악수를 하고 털을 빗겨주고 공원에서 함께 뛰어놀며 열심히 책을 읽는다. 처음에는 삽살개의 커다란 덩치에 놀라던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무영이의 목을 껴안고 눈을 맞춘다. 자기보다 큰 덩치의 삽살개를 친구나 동생처럼 대한다.

무영이는 아빠를 따라 올해 광양에 돌아왔다. 치료견인 무영이는 센터 업무 가운데 쉽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독서교실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광양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친구들과 매주 1번씩 만나 책 읽는 소리를 열심히 들어주고 가끔 동화책 그림도 구경하는 것이라서 무영이로서는 예전의 털 뽑아대는 지나치게 발랄한 아이들에 비하면 센터 친구들이 아주 좋다.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청소년문화센터의 마스코트로 살인미소를 날려주는 것은 기본이다.

올해 8살 무영이는 동물매개치료견이라는 독특한 명함을 가지고 있다. 또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문화재청에서 보호하고 있는 소중한 우리나라 토종개다. 동물매개치료는 동물을 매개로 해 ADHD와 자폐 아동은 물론 노인의 사회성 강화 등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무조건적인 수용과 사람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무영이는 사실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은 물론 신문 기사 등에 자주 나왔던 나름 잘나가는 유명견이다. 서당개 3년보다 긴 치료견 5년 경력이니 왼손 오른손은 기본이고 장애물 넘기까지 능수능란하게 해치운다. 청소년들이 푹 빠져들 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3개월 내내 책 읽는 것 말고는 말을 아끼던 친구가 무영이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함께 책을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에도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