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혼탁’ 농협 조합장 선거
‘과열 혼탁’ 농협 조합장 선거
  • 최인철
  • 승인 2010.01.07 10:06
  • 호수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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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농협과 다압농협 조합장 선거가 23일 치러질 예정이다. 하지만 당초 2월 27일 예고된 뒤 지난해부터 이미 불탈법 선거행위 조짐이 발생,과열 혼탁선거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어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된다.
이번 조합장 선거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광양시선거관리위원회도 조합장 후보의 불탈법 행위를 단속하거나 적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후보자나 후보자 선거운동원이 조합원에게 금품이나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름에 따라 현장조사에 나서 사례분석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지난해 11월 15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멸치세트를 돌린 혐의로 광양농협 조합장 출마 예정자인 A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B 씨를 순천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A 씨는 B 씨 선물제공에 대한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B 씨는 평소 알고 지낸 사이지만 선물제공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관련성 여부를 부인했다. A 씨도 광양농협 직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일부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선관위에 고발했지만 선관위는 조사결과 이날 광양농협 직원이 전달한 것은 농협중앙회가 고액예금주 등에게 제공하는 사은품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도 모 후보측이 지난해부터 조합장 선거를 위해 경로당을 돌며 음료수를 제공하거나 계모임 등에 과일상자 전달, 마을 야유회 물품 기증 등을 통해 불법 사전선거 운동을 해 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혼탁 양상은 극에 달하고 있다.
다압농협 조합장 후보 간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농협 직원들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상대후보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분위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합장 출마 예상자가 조합원들이 많은 농촌마을 등을 중심으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며 “하지만 조사결과 각종 의혹만 제기되고 있을 뿐 현재까지 뚜렷한 물증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혹만으로는 조사를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조사 시 신분이 보장되는 만큼 불탈법 선거운동과 관련한 조합원이나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엄기용 광양시선관위 지도계장은 “조합장 선거는 일반 선거와는 달리 지지층이 뚜렷해 선거가 끝난 뒤에도 조합원 간 앙금이 오래 간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