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곡주민들 무분별한 산림개발 ‘고통 호소’
저곡주민들 무분별한 산림개발 ‘고통 호소’
  • 최인철
  • 승인 2010.03.11 13:02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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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뒤편 야산 7곳 산지전용허가

봉강면 저곡마을 주민들이 무분별한 산지전용허가를 원망하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백운저수지를 지나 봉강면 첫 마을인 저곡마을. 전답농사는 물론 최근에는 복분자 재배에 나서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술렁거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이른 바 농촌전원주택 ‘터 닦이’라는 이름의 공사가 시작되면서 부터다.
처음 공사가 시작될 때 저곡마을주민들은 선뜻 ‘공사반대’를 들고 나서지 못했다. 주민들의 뇌리에는 몇 해 전 장례식장 반대 민원을 냈다가 행정심판까지 가는 싸움 끝에 패배한 쓰라린 기억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몇몇 주민들이 봉강면민과 함께 처음 문제제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허가기준에 적합함에도 이유 없이 산지전용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장례식장과 같은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관계공무원의 말에 결국 항의 의사를 접었다. 주민들은 결국 어서 공사가 끝나기를 바랬다. 전원주택이 조성되고 나면 산을 파헤친 흔적들이나마 감춰질 수 있겠거니 생각했고, 그렇게 2년이 흘렀다.
하지만 봉강면 초입길의 풍경은 아직까지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사업시행자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민원이 제기되자 시 관계부서는 “사업자의 부도에 따라 한때 경매가 추진됐으나 현재는 경매가 취소돼 제3자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대상지에 전원주택용지로 산지전용허가가 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석이 많다. 광양시 한 공무원조차 “이런 경사지에다 도로에 바로 접한 곳에 산지전용허가를 내 준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시장님도 관계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곡마을의 고통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마을 상수원으로 사용해왔던 마을 뒤편 야산에 모두 7곳에 산지전용허가가 났다. 매실과 복분자 재배단지를 조성한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들 구간에 벌목 공사를 벌이면서 토사가 계곡을 덮어 상수원이 막혔고 폐목들을 그대로 방치해 마을 미관을 해치고 있다. 집중 호우 시 잡목과 폐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마을 중앙의 하천이 범람하면 가옥의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매실과 복분자 재배는 명목일 뿐 전원주택단지 조성을 위한 공사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실제 이곳에는 총 43세대 한옥마을이 입주자 주도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식수를 지하수로 대체할 계획이어서 계곡 유수로 농사를 짓는 마을 주민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주민은 “산지전용허가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마을주변이 모두 난개발 되고 있다”며 “매실이나 복분자재배 등을 내세워 투기목적의 전원주택단지조성사업이 실시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돼 주민들 민심이 흉흉하다”고 전했다.